직원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오던 학사지원직원노조(이하 노조)가 지난 8일 신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학교본부가 노조와 대치하는 도중 용역직원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현재 노조는 점거농성을 푼 상태며 3차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 2면>
본교섭 결렬이 부른 점거농성
지난 6일 노조와 학교와의 2차 본교섭이 있었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끝났다. 노조는 5년 안에 직원(병)을 모두 직원(을)로 전환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7년 안에 50%만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보겠다며 노조의 협상안을 거부했다.
현재 노조와 학교는 직원복지와 예산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노조대표 김미옥<국제관광대학원ㆍ행정팀> 직원은 “이번 교섭의 주안점은 100:80:65 라는 차별적 임금제도를 타파하는 것이다”며 “하지만 학교는 이에 관심이 없고 전체예산의 1% 남짓한 예산을 근거로 거부하고 있다고”말했다. 또 “50%만 전환한다는 것은 노조 안의 분열을 꽤하겠다는 것이다”며 반발했다.
이에 차순걸<총무처ㆍ인사팀> 팀장은 “학교 예산이 빈틈없이 짜여 있는데 노조의 안을 받아들이면 5억 원 정도의 예산 공백이 생긴다”며 “노조의 주장은 자신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대신 다른 사업의 예산을 자르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신본관을 점거한 노조는 학교측 교섭대표 교체와 총장면담을 요구했다. 김 직원은 “학교측 교섭대표가 학교 원내회의에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교섭에 장애가 많다”며 “교섭대표가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학교와의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농성 이유를 밝혔다.
노조-정직원 대치…용역직원 난입
학교는 노조의 신본관 점거에 대항하기 위해 정직원들을 동원했다. 서울캠퍼스 직원 뿐 만 아니라 ERICA캠퍼스 직원들 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팀장은 “갑작스러운 노조의 난입에 시설보호 차원에서 동원한 것이다”고 밝혔다.
노조-정직원 간 대치상황은 밤늦게 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자정 가까운 시각 용역업체가 동원돼 신본관 안으로 난입했다. 용역업체 직원들과 학생들의 충돌이 있었으며 일부 학생이 부상을 입었다. 이 상황을 목격한 김아라<정책대ㆍ정책학과 10> 양은 “신본관 위쪽 출입구에서 갑자기 퍽 하는 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니 유리문이 깨져 있었다”며 “그 위로 검은양복을 입은 남성 수 십 명이 신본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에 차 팀장은 “정규직원들을 24시간 동원할 수 없어 보안업체에 의뢰했다”며 “깡패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그 사람들은 보안업체가 고용한 사람들이지 학교가 고용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9일 저녁 7시를 기해 신본관 점거를 풀었다. 김 직원은 “두가지 요구사항 모두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 이었다”며 “조합원들 모두가 지쳐있었고 학교가 성실히 대화에 임하겠다는 약속을 해 점거를 풀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는 학교 안에 용역업체가 발을 들인 것에 대해 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최정인<법대ㆍ법학과 06> 군은 “학생이 다친 점에 대해 학교 측에 책임을 물었으며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조만간 학교의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