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잡아야 합니다
쥐는 잡아야 합니다
  • 김규범 편집국장
  • 승인 2010.09.12
  • 호수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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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Social Netwark Service)가 열풍입니다.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1백 30만 명으로 추산되며, 페이스북의 경우 1백 67만 명을 넘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최근 급격히 증가해 이 정도 추세라면 내년 이맘때쯤 4백만 명을 넘어설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이렇게 SNS가 유행하고 너나 할 것 없이 미니홈피에 열을 올리는 이유 말입니다. 현실도 아닌 가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즐기는 문화. 대체 어디서 발현된 걸까요. 혹시 소통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아닐까요.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화두 중 하나입니다. 소통은 비민주적이고 억압됐던 지난 과거를 벗어나고 사회 구석구석 뿌리박혀 있던 관행이란 이름의 폐습을 혁파하고자 등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소통은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의 상징과 같은 가치였습니다. 시민사회부터 정부까지 서로 앞장서 변화를 주도했고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물론 그 틈에는 허울뿐인 소통도 있었고 ‘대화’아닌 대화도 있었지요. 비록 아직 많은 곳에서 과거 불통의 잔재들이 남아있지만 소통을 향해 나아간다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걸어온 길이 그만큼 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쥐가 기둥 서까래를 파먹으면 아무리 잘 지은 집이라도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지금껏 잘 지어온 소통이란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못된 쥐 몇 마리가 기둥을 갉아먹어 붕괴시키진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한양대는 어떻습니까. 아니 한양대생들은 어떻습니까. 쥐 경보를 울려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요즘 우리학교에도 큰 쥐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습니다. 집안에 숨은 쥐는 집에 큰 불이 나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파업이란 큰 불이 나자 여기저기서 서까래를 갉아먹던 쥐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쥐들을 살펴볼까요. 한밤중에 까만 양복을 입은 생쥐들이 떼를 지어 모습을 보입니다. 그 뒤로 몸집은 작지만 이빨만은 강력한 쥐들이 보이네요. 이 쥐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큰 먹이가 보이면 가끔 등장해 떼 지어 뜯어먹기 바쁘지만 소리만 유난히 클 뿐 딱히 실속은 없지요. 본인들은 쥐지만 사람들까지 대변한다는 헛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합니다. 서식처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까래를 갉아먹는 저 쥐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쥐를 잡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잠만 자는 집 주인들입니다. 집이 무너질 거란 경고가 아무리 울려도, 집에 큰 불이 나 쥐들이 날뛰는 상황에도 주인은 잠자기 바쁩니다. 그 손에 쥐어진 몽둥이는 도둑 잡으라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사람인가요. 아니면 사람 탈을 쓴 쥐인가요. 쥐라면 제 글을 읽지도 못할테니 당신은 사람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사람이라면 곧 한양대란 집의 주인이란 뜻인데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쥐들이 서까래 갉아대느라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것만 ‘눈팅’하고 계셨습니까. 아니면 봐도 못 본 척 넘어가셨습니까. 혹 아직도 당신이 이 집 주인이란 점을 모르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아니 차라리 모르셨다면 더 좋겠습니다. 알고도 방치했다면 정말 서글픈 일일 테니까요. 만약 자신이 주인임을 아셨음에도 방치하셨다면 이 사실만은 꼭 기억해 두세요. 쥐를 잡는 이유는 혐오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흑사병 같은 병균 전파를 막기 위해서라는 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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