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과 타협도 정치의 일부분이다
토론과 타협도 정치의 일부분이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8.30
  • 호수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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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공대 학생회의 독단에 의해 일어난 ‘통일문예한마당’ 행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의 의결과정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영향력이 공대 내에만 제한되는 행사’라고 주장하며 행사를 강행한 것이 이같은 파국을 부른 것이다. 행사 당일 학교 자유게시판에는 공대 학생회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글과 탄핵글이 도배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공대 학생회장은 “과정에 치우치는 것보다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중운위, 전학대회 등의 자리보다 학생들 개개인과 소통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공대 학생회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과 개인적인 가치관을 명확히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 학생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우들 간의 의견 조율이다. 학우들을 위해 활동하고 뛰어야 할 역할을 부여받은 단체가 학생회임을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누가 봐도 공대 전체 학우를 대표한다고 보기 힘들다. 

그들이 그토록 강조했던 학우들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의문이다. 공대 내에만 제한되는 행사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이들이 실시한 설문은 우리학교 학우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그마저도 구두 설문으로 이뤄졌다. 자신들을 뽑아준 공대 학우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지 못했을 뿐더러 7명 가량의 인원이 500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구두 설문했으니 신뢰성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공대 학생회는 또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중운위, 전학대회의 역할을 무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단대 학생회에 권고를 내릴 수 있을 뿐 실질적인 제재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많은 학우들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총학이 단대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공대 학생회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총학의 역할은 대체 무엇인지, 중운위와 전학대회는 왜 여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전체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야 할 안건이 있으면 중운위, 전학대회 등의 의결기관을 소집해 이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총학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 중 하나다. 다른 단대에까지 영향을 끼칠 만한 규모가 큰 행사가 있으면 단대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중운위나 학생들로 구성된 전학대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다. 이 때문에 학칙에는 명시돼있지 않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제재의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암묵적 동의이지, 결코 ‘독소조항’이 아니다.

학칙에 문제가 있으면 여기에 참석해 해당 학칙이 왜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고 이를 수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정이다. 그것이 정치적 과정이고 토론이다.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며 참여 및 의결 수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대학생은 정치적 자유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도 어긋나는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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