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이 누려야 할 동등한 세 가지 권리
장애학생이 누려야 할 동등한 세 가지 권리
  • 안원경 기자, 우지은 기자
  • 승인 2010.07.25
  • 호수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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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ㆍ제도 개선과 함께 장애학생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있어야

오토다케 히로타다, 태어날 때부터 사지가 없는 채 태어났지만 사회의 도움과 개인의 노력으로 와세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활발하게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 TV프로그램 진행자, 자유기고가,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그가 가진 명함은 다양하다. 스티븐 호킹 박사, 대학원 박사 과정 중 근육 세포가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걸렸지만 양자우주론, 블랙홀 증발 이론 등을 현대 물리학계에 제시해 캠브리지 대학 석좌 교수에 취임했다. 우리네 대학에서도 이들처럼 자유로운 꿈을 펼칠 수 있을까.


학교ㆍ학생 발전 위한 소통의 권리
농아인인 한은솔<한림대ㆍ광고홍보학과 09> 양은 교수님의 입모양을 보고 수업을 따라가기 때문에 대신 필기를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학교에 한 학기 내내 요구했지만 아직도 농아학생을 위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감수하며 수업을 들어야 했다. 이는 장애학생의 요구를 수렴하는 장애학생 학습지원센터(이하 장애학생센터)가 단독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양은 “장애학생센터가 동아리지원센터와 겸업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장애학생 특별전형이 실시되고 있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과의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이에 따른 지원도 미비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한림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장애학생센터 자체가 부재한 경우도 나타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09년 발표한 보고서「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0명 이상 장애학생이 재학 중인 대학은 장애학생센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에 참여한 200개 대학 중 이를 지키지 않는 대학이 △단국대 △명지대 △서울교대 등 총 38개교에 달했다. 

김주영<한국재활복지대학ㆍ교양과> 교수는 “장애학생센터는 장애학생들이 학습권과 복지 관련 요구를 주장할 수 있고 이들을 위한 제도 및 시설을 갖추는 데에 전담하는 기구”라며 “학내 장애학생들의 복지 및 학습권 보장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규제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김형수<장애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많은 대학이 장애학생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행정직원이 이를 맡는다”며 “장애학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학생에게 필요한 효율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우리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장애학생 지원에 대해 잘 모르는 행정직원이 배치될 경우 업무 과정에서 이를 배워가지만 담당직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할 경우 또 다른 직원으로 배치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이와 달리 서울대는 장애학생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특수교육 전공자가 장애학생센터를 전담한다. 조교 또한 특수교육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으로 구성돼 있다.

소창원<서울대ㆍ장애학생 학습지원센터> 전문위원은 “전담직원과 조교 모두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 장애학생들과 소통이 용이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세심함이 깃든 교육환경을 누릴 권리
한국 장애인 인권 포럼에서 실시한 장애인학생지원체계 모니터링 결과 장애 유형별 지원이 조사 대상 대학 모두 20점 만점에 10점 이하로 대체로 저조했다. 장애 유형별 지원은 △뇌 병변 장애 △청ㆍ시각 장애 △지체 장애 등 각 장애 유형에 적절한 지원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학교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선 이에 따라 △점자 도서 제공 △음성 텍스트 변환 서비스 제공 등 일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에서 장애 학생 개개인에게 학습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도우미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 관련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대학에서 처음 오리엔테이션에 의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각 장애 유형에 따른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장애인 타 대학 학생A는 “도우미에 따라 장애에 대한 이해 정도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열의가 다르다”며 “그래서 학교에 지속적으로 도우미 사전 교육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대는 △전공분야별 소그룹 멘토링 △강의교재를 점자책으로 변환하는 점역 도우미 △전문 속기사의 문자통역 지원 △기숙사 생활도우미 △차량지원 등 전문화된 도우미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해 오고 있다. 또 지난 2005년부터 한국재활복지대학과의 교류협정을 통해 △전문속기사 △점역사 등 전문 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이에 김새라<나사렛대ㆍ수화통역학과 09> 양은 “나사렛대 또한 장애유형에 따라 △지체 장애 지원 △청각 장애 지원 등 파트별로 나눠 각기 다른 전문화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애학생들이 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동등하게 보장돼야 할 성장의 권리
최근 장애학생에게 편의시설ㆍ교육지원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비장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지원과 같은 사회진출과 자립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학내 편의 시설을 확충하려는 노력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며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과 마찬가지로 고등교육을 통해 전문화된 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학생을 비장애 학생과 동등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고서「대학 장애학생 교육권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장애학생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진로ㆍ취업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 항목에 이용경험이 있는 장애학생은 20% 미만에 그쳤다. 특히 △장애학생을 위한 취업정보지원을 받은 학생은 12.4% △인턴십 프로그램은 7.7%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지체 장애학생인 김선득<대구대ㆍ전산공학전공 07> 군은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함께 장애학생 또한 자립할 수 있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장애인창업보육센터를 개설했다. 독립 기구로 운영되는 장애인창업보육센터는 장애학생을 위한 창업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창업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10여 개 창업 동아리를 지원한다. 또 장애학생이 대학생 창업경연대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장애인창업보육센터 소장 권명중<연세대ㆍ경제학과> 교수는 “창업아이디어가 뛰어나면 타 대학 장애학생에게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장애학생 또한 창업과 자립에 대한 의지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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