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취직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6.06
  • 호수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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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올해 정부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고용’이다. 이 때문에 동아일보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고용 기획시리즈를 했고, 해외 고용 현실을 취재하기 위해 영국, 독일, 스페인 현장을 가기도 했다. 앞서 산업부에서 근무할 때 고용 담당 기자를 하며 국내 구직자들도 50명 이상 만났다.

후배들도 취업에 대해 꽤 많이 고민할 것이다. 선배의 고용 취재 경험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빌며 지금까지 만났던 구직자 혹은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약 3년 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건설 등 3개 대기업에 연락해 ‘면접의 달인’ 한 명씩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3명의 입사자들을 모아 인터뷰를 했다. 그 중에서 삼성전자에 입사한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A씨에게 “어떻게 준비했느냐”고 물으니 그는 가방에서 두툼한 책을 한 권 꺼냈다. 6개월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모든 기사를 모아 제본한 책이었다. 그는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를 주된 타깃으로 정하고 6명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6개월 정도 준비했다. 인성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에 대비한 모의시험도 여러 번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스터디그룹 멤버들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애니콜 스튜디오 등 삼성전자 매장을 찾아다니며 현장 정보도 수집했다고 한다. 기자 느낌으로 볼 때 그 친구는 ‘삼성전자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해도 모두 알 정도’라는 감이 들었다. 그 친구는 높은 점수로 삼성전자에 합격했다. 그럼 나머지 함께 스터디를 했던 5명은 어떻게 됐을까. 답은 ‘전원 합격’이다.

또 2년 전 제일기획에서 대학생 광고 콘테스트가 열릴 때 마지막 관문인 프레젠테이션을 취재했다. 참가 대학생 리스트를 보니 유난히 지방대 학생이 많았다. 똘똘하게 생긴 한 친구한테 “왜 응시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지방대생이어서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입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광고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콘테스트만큼은 가리지 않고 응모했다. 지금까지 7번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제일기획 콘테스트에선 떨어졌다. “급히 준비하느라 닷새 투자했다”고 했는데, 내가 봐도 내용이 부실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그 친구는 분명 굴지의 광고회사에 입사했을 것이다. 그 친구에게는 광고에 대한 열정이 묻어났고, 실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콘테스트 입상으로 충분히 보충했기 때문이다. 간혹 신문에 ‘명문대를 나와 이러이러한 훌륭한 스펙을 갖추고 저러저러하게 노력했는데 모든 입사시험에 낙방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이는 정말 신문에 소개될 만한 별난 사례다. 99.9%의 구직자들은 그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다면 분명히 원하는 기업에 합격한다.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군대 마치고 남은 2년을, 여학생들도 대학 3, 4학년만 열심히 보내면 된다. 대신 슬렁슬렁 보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불꽃이 튈 정도로 치열하게 보내야 한다. 스스로의 물음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하는 후배는 분명 원하는 곳에 입사할 것이다. 이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까지 언론사 준비를 해 기자가 된 본인의 경험에다 국내외에서 구직자 50명 이상을 인터뷰하면서 내린 인생 선배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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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2022-11-02 01:42:55
선배님 , 잘읽었습니다

아직도 취직 못하고 있습니다 , 신방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