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 공학교육인증은 다르다”
“한양대의 공학교육인증은 다르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0.06.06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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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교육혁신센터장 김용수<공대ㆍ원자시스템공학과> 교수 인터뷰

김 교수는 1319호 특집호에 게재된 「공학교육인증의 불편한 진실」 기사에 대해 “쓰여진 사실들은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현실일 뿐”, “하나의 사실에 대해 한 눈으로만 보고 쓴 기사”라는 평을 내렸다. 그 후 인터뷰를 자청하며 “한양대의 공학교육인증체제를 똑바로 가르쳐 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학교의 공학교육인증 제도는 타 대학에 비해, 그리고 공학교육인증원(이하 공인원)에 비해 무엇이 다른지 김 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학교육인증은 왜 필요한가
교수들은 공학교육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공학계의 화두는 세계화와 통합능력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21세기에는 통합된 능력, 종합적 사고가 중요하다. 바이오칩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계공학도가 어떻게 로봇을 만들 수 있겠는가? 글로벌 인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공학교육인증체제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틀이 아니면, 우리학교의 공학교육체제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없다.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공학교육인증시스템이다. 이 틀에서 추구하는 바는 우리학교가 추구하는 그것과 일치한다.

본지의 1319호 (5월 17일자)에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공학교육인증 참여 이유를 물었을 때 학생들 대다수는 ‘취업’을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은 공인원과 산업체의 연계 부족 탓인데 이것을 한양대가, 대학 차원에서 바꿀 수 있을까
공학인증의 실체와 현실을 섞어서 말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공학교육인증의 철학을 먼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공학교육인증의 기본 정신은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인증을 제시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공학은 본질적으로는 세계적으로 동일하다. 공학교육인증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정도는 교육받아야한다는 학문의 기본을 제시하는 것이다.
공학교육인증의 철학은 21세기 학문융합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공학도로서의 교육을 강조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를 위해 공학교육인증이 등장했고, 이것의 부수적 작용으로 취업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연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학교육인증은 취업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는 주와 객이 전도됐다.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된 여러 수업을 듣지만 이것을 종합하는 것은 배우지 않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공학교육인증의 캡스톤 디자인이다. 이렇듯 교육 체제에 있어서는 공학교육인증이 우수하다.  

현 공학교육인증체제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전에 이러한 공학교육인증의 철학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소통의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기존의 홍보는 공학교육인증의 실행 과정만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다. 철학은 커리큘럼 속에 이미 들어있기 때문이다. 1~2학년들이 공학교육인증 시행 여부를 선택할 때에도 홍보는 이뤄지고 있다. 지금의 문제는 현 3~4학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몇 년이 지나면 교육과정으로 완전히 정착 될텐데 홍보가 왜 필요한가. 과도기가 지나면 해결될 문제다. 홍보를 한다고 해서 귀담아듣는 학생들이 몇이나 되겠나.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 공학교육인증의 철학이다.

공학교육인증의 전반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관료주의적인 형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양대, 즉 대학의 차원에서 개선 가능한 문제인가
공학인증교육 철학의 우수성에 비해 아쉬운 것은 미국에서 공학인증이 도입될 때 관료주의적 형식이 가미됐다는 점이다. 창의성을 추구하는 공학교육인증이 도입되는데 이러한 형식적인 측면의 강조가 장애가 된 것은 맞다. 형식이 내용을 갉아먹었다는 것은 공학인증교육의 불편한 현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아니다. 껍데기는 떼어버리면 된다. 우리는 공학교육인증의 철학과 방향을 받아들이되 그 틀은 독자적으로 변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공인원이 요구하는 것 중에는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형식적인 측면의 사안이 있다. 이런 것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공학교육인증이 지향하고 있는 철학만을 수용할 뿐이다. 공인원이 하라고 해서 비판 없이 수용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수월성을 추구하고 있는 한양공대의 목표에 맞게 공학교육인증을 구축하고 있다. 한양공대의 목표는 수월성을 추구하고, 그 수월성의 바탕 위에 뭔가를 만들어내는 창의적 공학교육을 실행하는 것이다. 일례로 상담교육체제의 경우 공인원이 제시하는 방향과 다른 방법으로 구축했지만, 오히려 우리의 시스템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모범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공인원과 우리는 상하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다.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 공학교육인증체제는 단일전공체제다. 이는 공학의 시대적 흐름의 역행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공인원의 입장은 공학인증제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중전공이나 복수전공을 도입하면 틀 자체가 무너질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굳이 우리가 공인원의 방침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공인원이 단일전공을 요구한 이유는 우리학교가 단일전공을 시행하지 않는 이유와 다르다. 그 이유가 해결되면 빠르면 2년 뒤 입학하는 학생들은 공학교육인증을 하며 다중전공도 가능할 것이다. 도입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수업자율권 침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현재의 3~4학년은 분명 침해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2학년은 다르다. 2009년부터 2012학년도까지의 교과과정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현재의 필수교양과목은 꼭 필요한 종류의 강좌로 구성됐을 뿐 아니라 선정에 있어서도 현재 공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교양과목 순위를 통계 내 필수교양과목을 지정했다. 과목 수도 줄어 현재는 2과목만 지정돼있다.

공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는 과도기다. 과도기가 끝나면 공학교육인증은 대세로 정착될 것이다. 한양공대의 2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이 틀을 구축하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 믿고 따라와라.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공학도로서 필요한 모든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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