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감춰 놓은 직장’ 찾기?
‘신이 감춰 놓은 직장’ 찾기?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30
  • 호수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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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교직원 채용에 관련한 정보를 달라고 하면서 취업상담을 요청했다. 현재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모교에서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대학발전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한다.

최근 한 달 만에도 벌써 4명 째다. 정말 교직원이 인기 있는 직업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신이 감춰 놓은 직장'이라는 얼마 전의 신문기사가 아니더라도 학생 때부터 접했기 때문에 관심이 증폭됐으리라 판단된다. 물론 대학 교직원의 한 사람으로써 언론의 너무 과도한 평가에 쉽게 수긍할 수는 없다. 대학 간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교육 및 연구뿐만 아니라 행·재정에 대한 대학 간 평가와 구조조정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등 그리 만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직장과 직업을 바꾸는데 겉모습으로만 보이는 비전과 가치에 의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감출 수가 없다.

2년 전부터 상담을 했던 40대 후반의 졸업생이 올 봄 전화를 했다. 미국변리사를 취득하기 위해 미국에서 6개월 정도 학원을 다녀 시험을 보려고 하는데 취업비자를 알선을 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했다. 한미FTA 체결이 되면 국내변리사보다 미국변리사의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해 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거절을 했지만 내내 찜찜했다. 그는 공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고자 미국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호주의 치의학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기능적인 문제로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자 다시 약사가 되기 위해 그곳 약학과로 옮겼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면서 국내 영어 학원 강사로 눌러앉게 됐다. 그마저도 2년 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만두게 되면서 상담을 청하게 됐다. 그의 경력과 나이 등을 감안해 국내의료기자재 수입업체에 취업을 했지만 그의 끊임없는 도전의지는 꺾을 수가 없었는가 보다. 미국변리사라는 그의 목표는 글로벌시대를 정확하게 꿰는 코드 직업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횡보에 횡보를 거듭하는 그를 보면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일전에 대형 건설사 법무 팀에 근무하는 졸업생이 방문을 했다. 졸업한 지 5년이 됐는데도 예전에 받았던 상담이 자신의 인생 진로에 너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는 그에게서 '사랑의 실천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했고, 하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상기된 얼굴로 일하는 것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토로하는 그를 보면서 천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또한 급여는 건설업의 불황 때문인지 대기업 5년 차로서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생활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며 함박미소로 감동을 전했다.

여러분은 어떤 직장에 가고 싶은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평가 받기를 원하는가? 원하는 직업과 직장은 자신의 성향에 잘 부합되는 기업문화와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왜 원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가? 원하는 직업에 대한 비전은 무엇이고 직장에서 어떤 비전을 달성하고 싶은가? '겉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행복한 직업과 직장을 찾아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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