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자, 못 이룰 것이 없다”
“꿈을 꾸는 자, 못 이룰 것이 없다”
  • 장보람 수습기자
  • 승인 2010.05.29
  • 호수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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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한국 토목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이태식<공학대ㆍ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세계 최초 우주용 앵커링 시스템 로봇 발명, 물 없이 만드는 달 콘크리트 개발, 달 복제토 개발. 언젠가 지구를 떠나 달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올거란 이야기는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음직하다. 우스갯소리로 했던 그 이야기를 실현시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태식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교수의 우주건설은 진행 중



국제우주대학에서 개최하는 여름학기 프로그램인 SSP(Space Study Program)가 2012년 우리학교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 1000여명의 우주과학 관련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 우주 공학계에 우리학교를 알릴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이를 유치하는데 큰 힘이 된 사람이 바로 이태식 교수다. 지구상에는 360개 정도 있지만 우주상에서는 유일한 앵커링 로봇을 발명한 연구자도 이 교수다. 이 외에도 달의 복제토를 만드는 등 각종 요소기술들을 연구하는 그의 우주연구는 진행 중이다.

처음부터 이 교수가 우주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우주 연구는 2002년 ‘젊은 공학인상’을 받은 이후 시작됐다. 이 상은 공학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공학인에게 주는 상이다. 공학인으로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마치 김연아가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던 것처럼 큰 상을 받고 난 후 그는 공허함을 느꼈다.

“10년 뒤엔 나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가하는 고민에 한창 빠져있을 때 토목·건설분야와 첨단산업이 어우러질만한 특별한 것으로 떠오른 것이 우주였어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우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죠. 토목기술자인 제가 우주연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제가 이상해졌다고 말하곤 했어요.”

이 교수는 주위의 이상한 눈초리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우주연구를 했고 가시적인 성과들을 이뤄냈다. 지금은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도 이 교수를 초대해 함께 우주에 대해 논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연구자가 됐다. 또한 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주분야에 있어서 세계 5위로 우뚝 서 올랐다.

그러나 그에겐 우주연구에 대한 어려움도 있다. 우주연구는 엄청난 액수의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에 대한 바뀌어야 할 인식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우주개발을 한다고 하면 로켓 만드는 것만 생각하죠. 로켓도 중요하지만 우주탐사를 위한 요소기술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는 남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우주분야를 연구했고 그 중에서도 우주탐사 부문에 집중했다. 이 교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는 눈이 있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길 원하는 그는 학문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해답을 찾고자 했다.


학문간 융합,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중요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에게 공학은 알아들을 수 없는 온갖 공식과 숫자로 가득한 학문으로 보인다. 이공계 학생의 입장에서도 인문학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이렇게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문·공학도들 간의 괴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세태를 이 교수는 단호하게 지양한다.

공학윤리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공학기술자가 지켜야 하는 윤리적 의무를 뜻한다. 이름 그대로 공학과 윤리가 합쳐진 학문이다. 공학기술자가 윤리적 소양을 갖춰 공학 분야에서 윤리적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에서 공학윤리를 강조하는 공학자는 많지 않지만 미국의 경우 전문 공학자 집단에서 공학윤리규약을 명문화해놓았다. 학문 간 융합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이 교수는 ‘공학윤리’라는 강의를 하고 있다.

“이공계 학생이 공학과 윤리를 함께 공부한다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윤리적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문의 다양성을 몸소 느끼고 다양한 경우를 이해하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죠. 정답만을 구하는 것이 아닌 해답을 구하는 사람을 만들어 줄 거예요.”

이 교수가 학문 간 융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중시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다양한 경험이다. 공부만 하는 모범생이었을 것만 같은 이 교수는 학창시절에 공부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저는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지금 와서 느낀 건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참 중요한 것이라는 거예요.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정답만이 아닌 해답을 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많은 것들을 경험하면 열린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열린 마음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다양한 경우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준답니다.”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열린 마음에서 나왔다. 공학기술자가 지켜야 하는 윤리를 습득하고 다양한 경험으로 갖게 된 열린 마음으로 이 교수는 지금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곳에 도전하라고 말하는 그. 세계 5위를 넘어 한국의 주도로 우주개발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이 교수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최초’, ‘개발’ 이란 단어가 앞으로도 계속 그의 뒤를 수식할 수 있도록. 
사진 심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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