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총학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총학
  • 한대신문
  • 승인 2010.05.29
  • 호수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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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권 행사는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필수다. 하지만 미미한 선거참여율을 보였던 20대는 다른 후보보다 더 많은 표만 얻으면 이기는 ‘게임의 논리’에서 배제됐다. 이에 20대들은 스스로 정치적 권리를 포기했고 악순환이 계속됐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만은 다르다. 20대 스스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역시 학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캠퍼스를 뛰어다녔다. 이들의 당선공약이었던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이행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독려했고 부재자 신고자가 2천명을 넘어 학내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총학이 간과한 사실이 있다.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의 목적은 최대한 많은 우리학교 학생들이 선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해 대학생을 위한 정치가 실현되기 위함에 있다. 부재자 투표일은 학생들의 큰 관심사인 축제 일정과 겹쳤고 선거는 학내 구성원의 눈길에서 멀어졌다. 이는 부재자 투표의 목적인 대학생 정치권 행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는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뿐만 아니라 축제에 지방자치단체와 연합한 유권자 운동을 진행했던 고려대 총학과 대조된다. 고려대 총학은 축제 기간에 선거 홍보 부스를 설치해 ‘유권자 나무 만들기’와 같은 행사를 진행했고 학생들에게 선거 다짐을 받아냈다. 또 고려대 총학은 교내에서 결혼식 퍼포먼스를 열어 ‘선거는 배우자 선택만큼이나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선거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에만 열을 올린 ERICA캠퍼스 총학과 달리 대학생의 요구가 정치권에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움직인 타 대학 총학도 있다. 연세대 총학은 서대문구의 높은 방값과 질 낮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방선거 후보에게 이와 관련한 공약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학생들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학생들이 기숙사와 자취집으로 전입신고를 하는 운동을 펼쳤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와 서대문구 의원 후보는 연세대 총학의 의견을 받아들여 20대 임대주택 건설 관련 공약을 세웠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역 대학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수원시 장안구 국회의원 보궐 선거 후보들은 해당 지역으로 전입신고된 성균관대 학생들의 표심을 잡기위해 공약을 내세웠다. △기숙사 방음벽 설치 △국가기관과 연계한 바이오 신약 산업단지 설립 등을 약속했고 이러한 공약은 현재 이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치에 참여한다. 이는 우리학교 학생 또한 마찬가지다. ERICA캠퍼스 총학 역시 대학생 스스로 목소리를 내 대학사회를 위한 정치가 실현되길 바란다면 이를 잊지 않은 혜안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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