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표적된 비상샤워기
범죄의 표적된 비상샤워기
  • 우지은 수습기자
  • 승인 2010.05.17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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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마련하기엔 현실적 어려움 많아
신소재공학관에 설치돼 있는 비상샤워기를 고의로 작동시킨 사건이 지난달 23일 저녁 10시경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복도에 물이 차고 샤워기 앞 고분자구조제어연구실의 PC가 고장 나는 등의 피해가 일어났다. 관재과가 사건관련 CCTV영상을 확보해 놓았지만 정작 CCTV에 찍힌 용의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비상샤워기는 화학 실험사고가 일어날 경우 신속한 대처를 위해 신소재공학관 매 층마다 설치돼 있다.이는 긴박한 상황에 대비해 간단한 방법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설계돼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사건은 공업센터에서 신소재공학관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를 지나면 바로 눈에 띄는 샤워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신소재공학관의 다른 비상샤워기들보다 접근이 용이했다.

신소재공학관의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권순철 경비원은 “CCTV 분석결과 용의자들은 공업센터로 들어와 구름다리를 통해 비상샤워기에 접근, 범행 후 과학기술관 건물을 통해 도망갔다”고 전했다.피해자 측인 고분자구조제어연구실의 김병철 교수는 “범인을 잡기 위해 CCTV에 포착된 용의자의 얼굴을 캡쳐해 샤워기 옆에 붙여놨었다”며 “지난 4일 용의자가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하러 온 것으로 보아 신소재공학관 내 공범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실제 녹화된 CCTV화면에는 샤워기를 트는 용의자와 함께 약 5분후 샤워기를 끄는 다른 인물이 포착돼 있다.

반복되는 범죄에 대해 관리처 측은 “간단한 방법으로 작동돼야 하는 비상샤워기의 특성상 번거로운 절차의 보안장치를 설치할 수 없다”며 “CCTV에 찍힌 용의자의 자료를 제공하는 일 이외에 현재로선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의 마무리가 명확히 되지 않아 모방행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권 씨는 “지금까지 열 번도 넘게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신소재 공학관은 24시간 영업하는 지하 매점 때문에 늘 개방돼 있어 보안상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김 교수 또한 보안대책과 더불어 “더 이상 한양대생들이 이처럼 질 낮은 수준의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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