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은 서로를 위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타협은 서로를 위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17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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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곳곳에 학사지원직원(이하 학사직) 노조의 대자보가 붙었다. 그들은 소위 학교의 ‘차별정책’에 개선을 요구하며 학교와 협상을 해왔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현재 노조 측은 합법적인 단체행동권을 얻어 파업을 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는 이와 상반된 의견이다. 학교 측은 2003년 조교였던 그들을 정규직화하고 그 이후 ‘직원’으로 명칭을 변경해줬는데 계속해서 현실가능성 없는 주장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이렇듯 양 측의 대립이 첨예한 이유는 경영자와 직원의 입장 차이보다도 학사직에 대한 관점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학사직 측은 조교가 아닌 직원으로서 인정받았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처우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측은 그들은 아직 조교이며 그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해줬을 뿐이라고 말한다. 즉 직원 명칭을 둔 양 측의 이견이 논쟁을 낳은 것이다. 학교는 해줄 만큼 해준 상황이 됐고, 학사직들은 직원 사이 계급을 나누는 차별 정책을 받은 상황이 됐다.

또한 학교 측은 그들이 불만만 가진 조직이며, 이렇게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현실감각 없이 주장하는 행동은 학교를 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학사직 노조 측은 학교가 사랑의 실천 그리고 ‘열린 한양’이라는 허울 하에 상황개선의 여지조차 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로가 서로를 애교심 하나 없이 귀 닫은 사람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까지 노사는 3차례의 교섭과 처장 면담 등을 진행해왔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제시한 조정안도 양 측의 거부로 결렬됐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상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는 없고 자신의 입장에 대한 ‘이해’만 있었다.

결국 최소 10년, 최대 19년간 학교에서 일해 온 직원들과 학교 사이의 불신이 오늘의 논쟁을 부른 셈이다. 그 결과 학사직들은 임금, 정년 차이를 비롯해 직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감까지 상처 입었다고 주장한다.  학교 측 역시 직원들을 속여 왔다는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될 뿐인 논의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가 필요하다. 학사직 노조 측은 앞으로 파업까지 갈 마음은 없다고 밝혔다. 파업 후 학교 이미지에 끼치는 영향과 학내 구성원이자 한양가족인 학생들에게 미칠 피해를 고려했을 때, 노조의 파업은 일어나선 안 된다. 그러나 양 측이 서로에 대한 신뢰나 이해에 바탕해 협상해야할 필요성은 아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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