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의 상징은 ○○○다?!
한양대학교의 상징은 ○○○다?!
  • 문종효 기자
  • 승인 2010.05.15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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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상징 부재, 사회적 인식 낮춰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폰’의 성공 이면에는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애플’사의 가치관이 녹아있다. 극도의 단순함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한입 베어 문 사과, 평상복을 입고 제품을 설명하는 최고경영자의 모습 등에서 느껴지는 정겨움은 ‘애플’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이렇듯 상징체계는 특정 단체가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우리학교의 상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학교 상징, 재학생도 몰라
우리학교 학생들은 학교의 상징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까?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학교의 교수인 사자를 모르는 학생은 22.4%, 교화인 개나리를 모르는 학생은 21.4%에 달했다. 또 ‘한양대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 기타의견(39.8%), 공대(20.5%), 애지문(14.5%)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 확고한 상징이 없음이 드러났다.(그래프 1 참고)

▲ <그래프1> 한양대하면 떠오르는 것은? (재학생 대상)

이 같은 점은 우리학교 구성원들만 느끼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우리학교는 확고한 상징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학교 구성원이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양대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해 공대(35.9%), 기타의견(25.2%), 명문대학교(9.2%), 사자(8.4%)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 전체를 대표할만한 강력한 상징이 없는 셈이다.(그래프 2 참고)

이에 김민정<사범대ㆍ응용미술교육학과 07> 양은 “우리학교 상징은 외부에 강하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른 대학의 인지도가 워낙 강한 측면도 있지만 우리학교가 상징을 알리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그래프2> 한양대하면 떠오르는 것은? (일반인 대상)
김한나<인문대ㆍ중어중문학과 04> 양도 “우리학교를 상징하는 동물이 사자라는 것을 학교에 들어와서야 알았다”며 “우리학교만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징체계 구축의 중요성
특정 집단을 통합하는 상징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집단의 인지도를 올리고 집단 내의 결속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그 집단의 정체성 및 발전가능성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노종<언정대ㆍ홍보학전공> 교수는 “사람들은 상징을 보면서 그 집단의 역사, 전통, 문화, 가치관 등을 알아차린다”며 “상징이 곧 그 단체 전체를 대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SK그룹의 상징체계 구축사업은 상징이 집단의 정체성을 정의한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선경(SK그룹의 전신)의 기업명칭을 바꾸는 과정에서 SK그룹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그룹만의 정체성을 찾는데 고심했다. 그 결과 ‘고객행복-고객이 OK할 때까지’라는 이미지를 SK그룹의 상징적 문구로 선택했고 기존의 UI를 ‘행복날개’로 변경했다. 그 결과 SK그룹은 고객행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인식도를 통해 사회적 평가가 이뤄지는 한국의 대학들에 있어 상징체계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 교수는 “사회의 인식은 곧 그 대학교의 인지도와도 같다”며 “따라서 상징은 곧 그 사회의 인식과도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지속적인 상징체계 전파를 통해 명문사학의 입지를 굳힌 좋은 사례다. 이들 대학은 우선 스포츠 등에서 대결 구도를 형성해 서로를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함으로써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각 대학의 상징동물이나 응원가, 마스코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이런 노력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두 대학은 오늘날과 같은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

반면 우리학교는 그동안 상징을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연산<기획팀ㆍ전략기획처> 팀장은 “사회에 우리학교의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본관 앞에 위치한 사자조각상 정도를 제외하면 상징을 노출시킬만한 이미지나 명칭 등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뒤늦은 출발… 구성원이 다 같이 노력해야
작년을 기점으로 우리학교도 학교를 대표할만한 상징을 개발ㆍ홍보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외협력처 산하 디자인경영센터에서는 작년에 발표한 신규 UI를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교내시설물 등에 새 UI가 반영될 수 있도록 이미지를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기존에 진행됐던 디자인 관련 사항을 재정립하는 차원으로 학교상징을 일원화하기 위한 선행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민영<대외협력처ㆍ대외협력팀> 계장은 이에 대해 “기존의 것들을 재정비해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고 그런 토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자와 개나리, 학교 캐릭터 등을 그래픽 모티브로 개발해 홍보책자와 신문광고 등에 활용하려는 계획 등도 진행 중이다.

입학처는 몇 년 전부터 홍보책자 및 입시자료집에 학교상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고등학교 입시설명회에 사용되는 모든 발표자료는 남색으로 통일하고 있으며 사자, 개나리, 학교 UI 등을 발표자료에 고루 배치해 입시생들에게 학교를 알리고 있다. 김병수<입학처ㆍ입학기획홍보팀> 팀장은 “되도록 남색, 사자상, UI를 입시자료에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학교를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노출시켜 학교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도 학교상징을 대내외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학교 내에 위치한 한양대역을 학교 특성에 맞게 인테리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최정인<법대ㆍ법학과 06> 군은 “역내 대합실, 승강장 타일에 사자와 개나리 등을 그려 넣을 계획”이라며 “한양대역의 전반적인 부분을 남색으로 연출해 학교의 이미지를 적극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주요 언론사를 통한 자체홍보 △중ㆍ고등학생 및 학부모들도 참여가 가능한 UCC 공모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학교 유명강좌 시범강의 △축제 당일 새 UI를 홍보하는 액정클리너 제작ㆍ배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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