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함으로 캠퍼스 누비는 새내기를 만나다
풋풋함으로 캠퍼스 누비는 새내기를 만나다
  • 박효목 기자
  • 승인 2010.04.03
  • 호수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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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덧 개강한 지 한달이 넘었다. 누구보다 정신없이 3월을 보냈을 사람들. 바로 한양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새내기들이다. 당당함과 패기가 넘치는 새내기들을 보며 새삼 우리의 새내기 시절이 떠오른다. 10학번만의 풋풋함으로 캠퍼스를 누비며 바쁜 3월을 보낸 김민주<인문대ㆍ영어영문학과 10> 군, 김준영<공대ㆍ정보시스템공학과 10> 군, 오봉호<사회대ㆍ사회과학부 10> 군, 홍승초<생활대ㆍ생활과학부 10> 군을 만나봤다.


기자 :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자신만이 꿈꾸던 대학 생활이 있었을텐데 ‘진짜’ 대학생이 된 지금과 많이 다르다고 느끼나요?

김민주(이하 김) : 대학교에 입학하면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을 줄 알았어요. 확실히 고등학교 때보다 시간이 여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과제가 너무 많아서 생각했던 것만큼 놀지는 못한 것 같아요.

김준영(이하 영) : 계속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취를 시작했어요. 집에서만 얽매여 있다가 스스로 생활하다 보니 힘든 점도 있지만 자취를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정말 성숙한 대학생이 된 것 같아요.

오봉호(이하 오) : 사실 대학교 입학만 하면 뭐든지 재밌을 것만 같았아요. 그런데 점차 술 마시는 것이 괴로워지네요. 거의 매일 과 선배들, 동기들과 술을 마시다 보니 술 마시는 게 재밌지만은 않아요.

홍승초(이하 홍) : 전 고등학교 때까지 대학생이 되면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서 친구들과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학교에 와보니 잔디밭이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잔디밭 대신 노천극장에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잔디밭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이나 재밌는 학교 생활인 것 같아요.

기자 : 대학생이 돼서 고등학교 때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김 : 시간표를 짤 때 당황스러웠어요. 제가 듣고 싶은 과목을 놓칠까봐 긴장도 됐죠. 정말 시키는 것만 했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대학에 입학하니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된다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영 : 무엇보다 잠을 많이 잘 수 있는 게 좋아요. 9시 수업이 일주일에 두 개가 있는데 이 때만 빼면 잠을 실컷 잘 수 있어요. 토요일날 학교를 가지 않는 것도 가장 좋은 점 중 하나에요. 구속과 제약에서 벗어난 만큼 많은 자유시간 속에서 제가 어떻게 시간을 활용할 지도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랍니다.

오 : 전 고등학교 때 수업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짜여져 있는 시간표대로 체계적으로 수업했는데 제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런지 대학교 수업은 체계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발표와 토론 수업이 많은데 제가 숫기가 없어서 잘 참여하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앞으로 많이 노력할거에요.

홍 :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사귈 수 있는 게 고등학교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학교와 집만 오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동기들과 선배들을 많이 사귀면서 여러 조언을 들을 수 있잖아요.

기자 : ‘한양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왕십리’입니다. 아직 한달밖에 되지 않은 대학 생활이지만 다른 대학가와는 다른 왕십리만의 특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 : 왕십리가 다른 대학가보다 규모가 작고 덜 화려하지만 왕십리만의 친근함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규모가 작아서 친구들과 부담 없이 자주 갈 수 있고 무엇보다 다른 대학가에 비해 밥 값이 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영 : 술을 마시러 왕십리를 자주 가곤 하는데 제가 보기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만큼 왕십리가 낙후된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학생들이 주도해가는 활발하고 활기찬 동네가 왕십리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클럽이 없어서 건전해요.

오 : 처음 왕십리역에 내렸을 때 역사 내 화려한 건물과 상점이 눈에 띄어서 한껏 기대에 부풀었엇죠. 그런데 역사를 나와 보니 그냥 동네 골목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정겨운 느낌이 좋아요.

홍 : 다른 대학가는 간판의 화려함 때문에 그런지 유흥가의 느낌이 나는데 왕십리는 순수한 대학생들의 문화가 있다는 느낌이에요. 젊은이들만의 혈기가 넘치는 대학가가 바로 왕십리 아닐까요.



기자 : 새내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특권들이 많을텐데요. 새내기의 특권을 누린 적이 있으신가요?

김 : 동아리에서 환영받는 게 새내기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전 인문대 밴드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선배들이 많이 좋아해주세요. 또 취업걱정 하지 않고 학교를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다는 게 고학번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저도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감도 있지만요.

영 : 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선배, 동기들과 같이 순수하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과 축구 소모임을 만들었어요. 새내기가 만든 모임이라 그런지 많이 참석해주시는 것 같아요. 순수 운동 모임이 아닌 술 모임으로 변질돼 가는 게 가장 큰 걱정이지만요(웃음).

오 : 다른 사람들은 새내기 때 미팅과 소개팅을 많이 해보라고 하지만 전 여자친구가 있어서 미팅과 소개팅은 별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과 모임 참석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게 가장 큰 새내기의 특권이 아닐까요.

홍 : 선배들이 사주는 밥을 먹는 게 제일 좋아요. 제가 현역이 아니라 가끔은 선배들한테 밥을 사달라고 하는 게 어렵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같이 밥을 먹으면서 한층 더 친해질 수 있고 가까워질 수 있잖아요.

기자 : 이제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인만큼 앞으로 대학 생활 동안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는 게 있을텐데요. 생각해 보신 게 있으신가요?

김 : 대단한 각오나 포부보다 지금 생활에 만족하면서 과 활동과 밴드 활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어느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뭐든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되고 싶은 게 지금의 제 계획입니다.

영 : 아직까지 한번도 외국에 가본 적이 없는데 졸업하기 전에 외국을 꼭 나가보고 싶어요. 직장인이 되면 시간이 더 없을 것 같아서요. 스스로 돈을 벌어서 유럽 배낭여행을 갈 거에요. 그곳에 가서 책으로만 봤던 유적지들도 직접 보고 싶고 그들만의 문화도 체험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신기할 것 같아요.

오 : 지금 왕십리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좁은 고시원 생활을 벗어나서 졸업하기 전에는 꼭 원룸을 얻어 살고 싶어요. 아르바이트를 해서 원룸 자금은 제가 마련할 거에요(웃음).

홍 : 아직은 학교 생활 초반이라 정신이 없는데 하루 빨리 체계적인 생활에 정착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시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지금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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