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 총학 ‘위풍당당’하게 말하라
ERICA 총학 ‘위풍당당’하게 말하라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4.03
  • 호수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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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 전체학생총회(이하 학생총회)가 지난달 24일 성사됐다. 정족수를 넘기지 못해 무산됐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1천656명의 학생들이 학생총회에 참여했다. 각 단대의 높은 참여율은 ‘발로 뛰겠다’던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던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본관 이동 후 학생들의 대표로서 학교 측과 의결안을 논의하는 총학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전달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과의 면담에서 주된 주제는 이번 학생총회의 제1안이었던 등록금 동결 문제였다. 총학은 ‘등록금 인상 내역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단지 그 뿐이었다.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대해 갖는 불만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학교 측의 태도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납득할 수 없으니 상세한 내역을 밝히라는 총학의 어설픈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적립금에는 모두 목적이 있으며 그 내역은 이미 밝히고 있다”며 “상세한 사항은 예산팀에 문의하라”라고 답변했다. 이 논의는 이미 2차 등록금협의위원회(이하 등협위)에서 다뤄졌던 문제였다.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피력할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총학은 학교 측과의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총학의 이러한 자세는 ‘도서관 신축’ 등 큼직큼직한 사안들이 담겨 있는 학생들의 요구안마저 민망하게 만들었다.

함께 참석했던 각 단대 학생회장들도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회의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던 각 단대회장들은 면담 말미에 특정 단과대에 한하는 요구를 강조하거나, 앞으로 학교 측과 학생들의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는 구색 좋은 이야기만 언급했다. 결국 1천656명의 학생들이 모은 힘으로 만들어진 자리는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학생총회의 목적은 정족수 충족이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학생총회에서 총학은 학생총회의 성사조건 충족에만 힘을 기울였다. 이와 같이 전략적이지 못하고 부족한 논거로는 총학이 그토록 요청하는 총장과의 면담이 성사될지라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는 힘들 다.
부총장은 곧 학생 요구안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답하기로 했다. 또 이번주 안으로 ERICA캠퍼스 최고 결정권자인 부총장과의 1차면담이 있을 예정이다. 앞으로 일정들은 학생총회 성사보다 중요하다. 총학은 보다 철저한 준비로 학생들의 의견을 훌륭히 학교에 반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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