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연구와 생명윤리
배아줄기세포연구와 생명윤리
  • 취재부
  • 승인 2005.12.04
  • 호수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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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문 규 <자연대·생명과학과> 교수
금년 5월에, 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SCIENCE”에 세계 최초로 핵 제거 난자에 환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하여 환자 맞춤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여러 가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며 난치병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되었다. 이는 의생명과학적으로 너무나 중요하고 놀라운 업적으로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에 사용된 난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생명윤리 문제가 불거져 국내외적으로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고, 게다가 엊그제(12월 3일 일간신문)는 그 연구의 결과에 대한 진위 문제가 더해져서 논란이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목적이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할 수 없고, 연구 결과는 객관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난자 획득 과정에서의 윤리문제에 대한 논란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2005년 1월 1일) 이전에 된 일로서 법률적인 하자는 없으며, 황 교수는 전혀 알지 못한 상황에서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의 주관으로 난자제공을 자원하는 자에게서만 난자를 채취한 후에 보상차원으로 금일봉을 주었다는 해명과, 수많은 난치병 환자의 가족들과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단체가 결성되는 등 황 교수팀의 연구를 옹호 내지는 지지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일러스트 이영선
그런데, 엊그제 황 교수팀이 발표한 환자 맞춤 배아줄기세포 진위 검증에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즉 MBC PD수첩팀은 민간 DNA 검사업체에다가 황 교수팀으로부터 받은 환자 맞춤 배아줄기세포와 환자의 체세포에 대한 DNA 검사를 의뢰하여 나온 결과, 한 경우 외에는 모두 판독할 수 없었으며, 판독이 되는 한 경우는 환자 체세포의 DNA와 환자 맞춤 배아줄기세포의 DNA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판독됐기 때문이다.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대한 진위문제는 황 교수팀은 물론,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신뢰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안이 됐다. 이 문제는 논란을 피해가거나 적당히 봉합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 진위문제가 어느 쪽으로 밝혀지든지 한쪽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고뇌와 상심 속에 침묵하며 칩거하고 있는 황 교수는 물론 그 연구진들이 사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MBC PD수첩팀도 사실보도의 명분하에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의혹과 문제를 증폭시키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취재와 보도를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정부도 나서서 공신력있는 검증기관에 맡겨 진위문제를 밝힘으로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야 한다.

또한 이를 계기로 국가생명윤리위원회 등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과 의견을 수렴해 국제 기준에 맞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을 수정 보완하여 앞으로의 연구에 윤리적인 논란이 없도록 정확한 기준을 제공하며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는 난치병 치료와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의생명과학적 중요성은 물론 미래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므로, 세계 여러 나라 많은 연구팀들이 국가 사회적으로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받으면서, 주도권을 잡아 앞서나가려고 시간을 다투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중단없이 계속돼야 하며 머뭇거려서도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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