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속 또 다른 세상 ‘국경 없는 마을’
안산 속 또 다른 세상 ‘국경 없는 마을’
  • 이기태 수습기자
  • 승인 2005.12.04
  • 호수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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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개국 사람들이 만든 마을, 다양한 음식문화·축제 등 즐길 수 있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국경없는 마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위치한 국경 없는 마을은 지역주민 3만9천명 중 외국인이 2만명을 차지하고 있는, 전국에서 외국인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다문화 지역이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논밭으로 가득했던 원곡동이 반월·시화공단으로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이면서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는 국경 없는 마을로 변화한 것이다. 일요일만 되면 외국인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국경 없는 마을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의 다양한 외국인이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도 그들의 현지처럼 조성돼 있어 쉽게 타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국경 없는 마을에서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타국의 문화는 바로 음식문화 다. 국경 없는 마을에서 1년을 생활한 안산노동자센터 사무국장 박찬옥 목사는 “이곳에서 주를 이루는 음식점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파키스탄의 음식점인 파라다이스와 아시아 푸드 점인 베트남쌀국수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파키스탄 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레스토랑으로 양고기요리에서부터 치킨카레, 케밥, 로티 등 파키스탄 전통의 음식들을 판매하며, 베트남쌀국수집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진 쌀국수가 아닌 베트남 특유의 향초와 양념을 넣은 베트남 전통의 쌀국수를 판매한다. 제공되는 음식에 대해 파라다이스에 종업원 레티(48세-파키스탄인)는 “이곳에서 파는 음식들은 파키스탄 현지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파키스탄 전통의 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국경 없는 마을에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정기적인 축제로는 설날, 추석 축제를 비롯해 각국의 선수들이 스포츠 대결을 하는 월드컵이라는 축제 등이 있다. 설날과 추석에는 투호놀이, 줄다리기, 줄넘기, 박 터트리기 등 한국 전통놀이 위주의 축제를 벌인다. 월드컵 축제에서는 축구, 농구, 배구 등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켓(11명으로 구성된 양 팀이 배트로 공을 쳐서 득점을 겨루는 경기. 공격과 수비는 교대로 진행된다) 경기도 펼친다.

이에 박 목사는 “지난 5월에 열린 월드컵에서 축구팀만 15팀이 참여했다”며 축제의 호응도를 설명했다. 한편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노래 축제 등이 있으며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는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국경 없는 마을의 날을 지정해 외국인노동자 축제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경 없는 마을 중심에 위치한 국경 없는 거리에는 재활용 옷가게, 재활용 가전제품 점, 거리 노점상 등 값싸지만 실용적인 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덧붙여 안산시 문화부 관계자는 “국가별 거리를 만드는 등 보다 외국인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국경 없는 마을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고 밝혀 조만간 발전된 국경 없는 마을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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