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자, 정상적인 삶 살 수 있어야
범죄피해자, 정상적인 삶 살 수 있어야
  • 취재부
  • 승인 2005.12.04
  • 호수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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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피해자 될 수 있다”

‘유영철사건’ 이후 한 피해자의 가족들이 차례로 비관자살을 했다. 범죄에 초점을 두고 피해자 보호를 간과하는 현실에서 피해자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국피해자학회 회장에 역임중인 오영근<법대·법>교수를 찾았다.
편집자주


오영근<법대·법>교수
형법에서 피해자학의 중요성은?

보통 범죄가 발생하면 범죄자는 왜 범죄를 저질렀나, 범죄자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어떻게 생겼나에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범죄는 피해자들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 범죄로 인해 피해 받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또한 피해자의 이해가 범죄의 이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자에 관련한 연구는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피해자학은 기존 범죄자 위주의 범죄 연구와는 달리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죄자와 피해자 간의 상호관계를 사실적으로 이해하여 범죄를 올바르게 이해, 법을 집행하는 것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범죄를 예방하는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범죄 발생 후 피해자의 보호도 피해자학이 다루고 있는 사안이다. 

피해자학의 연구 범주는?

형사재판에서 피해자는 실제로 방청석에 있거나 연락도 못 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는 곧 피해자 의견이 반영 안 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 할뿐 아니라 왜곡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범죄의 이해는 범죄자와 피해자 모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피해자에게 관심을 두게 되었다. 또한 피해자와 관련한 범죄 피해 실태를 파악하여 범죄 예방 정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연구가 활발하다. 반대로 우리는 1987년 피해자학에 관한 헌법 개정이 있었고, 1992년에야 한국피해자학회가 설립되었고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피해자학은 범죄 피해 실태를 파악하여 그와 관련한 정책 수립을 돕고 있다. 또한 피해자의 범죄 관여 정도로 범죄자의 형벌 정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한 형사소송법 등 절차에서 소외되는 피해자에게 어떻게 합당한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에 의한 피해자를 구조, 보호가 어떻게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회장으로 재임하고 계신 한국피해자학회에 대해 소개 한다면.

한국피해자학회는 설립된 지 이제 13년 된 걸음마 단계라 아직 큰 연구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범죄피해자보호법’이 국회에 제출되어 이제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전국 54개소의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설립했고 자원봉사센터에서 꾸준히 범죄자 지원에 힘쓸 봉사자를 교육하고 있다.

피해자학회가 나아갈 길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법을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범죄가 남의 일이 아닌 나 자신을 포함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곧 피해자가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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