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사람들, 무슬림을 만나다
평화로운 사람들, 무슬림을 만나다
  • 차진세 기자
  • 승인 2010.02.26
  • 호수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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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이라는 것은 오해… 이방인에게 친절해

이태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거리’로 불린다. 우리에게 친숙한 미국과 서유럽 문화보다 생소한 중앙아시아ㆍ아프리카ㆍ아랍 문화가 주를 이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태원의 이국성은 서울의 유일한 이슬람 사원이 있는 곳이라는 점으로 드러난다.

지난 23일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을 찾았다. 언덕 위에 자리한 사원은 입구에 쓰인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라는 문구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다른 신은 없습니다’라는 부분이 위화감을 부르지만 이슬람과 기독교, 유대교의 신이 사실은 같다는 점이 곧 떠올랐다.

우리나라 이슬람교의 중심이므로 나름대로 규모가 클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예상 외로 건물은 조용했다. 교회가 주는 웅장한 느낌보다 마치 공원이나 산책로 같은 분위기로 가득했다.

고요하던 사원에 오후 예배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하루 다섯 번의 예배 중 세 번째 예배인 아스르다. 경건한 분위기지만 이방인을 배척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루 다섯 번이나 하는 예배기 때문인지 절차는 간소한 편이다.

코란의 구절을 외우고 땅에 엎드려 절을 한 다음 모두가 일렬로 선다. 예배를 사원에서 반드시 봐야할 의무는 없다. 집이나 학교 등 청결한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메카(이슬람교의 성지)방향을 바라보고 예배를 볼 수 있다.

9ㆍ11테러 이후 많은 곳에서 다뤄진 이슬람의 모습은 과격하고 배타적인 교리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사원에서 만난 무슬림(이슬람 신도)들은 하나같이 평온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이방인에게도 쉽게 미소를 짓고 먼저 악수를 건네기도 한다. 무슬림의 이러한 친절함을 두고 한 신도는 “다른 종교와 달리 신과 인간을 간접적으로 연결해주는 목회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슬람에 관심을 가지는 이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맘’이라는 예배 집전자는 있지만 성직자로서의 권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많은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라는 인식은 오해”라며 “예배 장소 분리나 차도르 및 히잡 등을 쓰는 관습이 사실 여성을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진 관습”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우즈베키스탄ㆍ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 출신의 주민들이 사원을 많이 찾지만 한국인 신도 또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 이슬람 신도들은 대부분 이슬람 국가에서 지내다 이슬람의 교리에 매혹된 이들이라고 한다.

한때 이 조용한 사원이 시끄러워진 적이 있었다. 지난 2004년에 일어난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2007년에 일어난 샘물교회 아프간 피랍사건 때문이다. 당시 반이슬람 분위기가 고조돼 사원 앞에 시위대가 진을 치고 사과를 요구해 경찰이 경비를 서기도 했다.

당시 이태원 이슬람 사원을 비롯해 사건과는 전혀 관련 없는 전국의 이슬람 사원에 비난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이는 이슬람 전체를 하나의 테러집단으로 왜곡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사원의 한 직원은 “신은 마음속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단한 말이지만 종교를 믿는 근본적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기독교든 이슬람교든 다른 어떤 종교든 폭력을 가르치는 종교는 없다. 이슬람교의 폭력성을 표현한다는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란 말도 이슬람교에 대한 서구의 잘못된 인식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신의 이름으로 외치는 극단주의를 종교가 가진 단점이라고 보기엔 아직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들이 많다. 결국 모든 종교는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관용’과 ‘평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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