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양인’의 자격
‘자랑스러운 한양인’의 자격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2.19
  • 호수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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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 선수는 스피드 스케이팅 500m와 1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것은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최고의 성과라고 한다.

이를 두고 어떤 언론에서는 ‘깜짝 금메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500m 금메달을 따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떤 외신기자는 “당신 누구냐”고 질문했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다.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끈질김이라는 망치가 필요하다.” 모태범 선수의 미니홈피 문패에 있는 말이다.
세계랭킹 1, 2위인 이강석과 이규혁 선수에게만 모든 관심이 집중된 사이에 미니홈피 문패에 표현된 그의 신념처럼 묵묵히 준비하고 연습한 결과이다.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이 더욱 의미있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얻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빙질 문제로 인해 계속 경기가 지연되었을 때, 다른 선수들은 컨디션의 문제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체력이 월등히 강한 모태범 선수에게는 오히려 기회였던 것이다.

최근에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에 이런 내용이 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하고, 오르막 내리막을 왔다 갔다 합니다. 늘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지만, 자, 앞을 보세요. 저기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당신의 꿈을 디자인 하세요.” 이 어려운 시기에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돼 여러 번 되뇌이게 되는 광고이다. 주변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이번에 안 되면 그냥 포기할래요”와 같은 말을 듣곤 한다. 참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비전에 대한 확신이 없이 단기간의 성과만 보고, 기대했던 결과가 얻어지지 않았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생각이다. 쉽게 실망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성경 구절에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자신의 비전을 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좌절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실패는 없는 법이다.

나는 공자의 논어(論語)에 나오는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은 모든 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의 노력과 열정이 필요한데, 이것은 결코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서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얼마 전 지하철 역에서 학교로 올라오는 입구에 재학생 및 졸업생이 각종 국가고시에서 합격한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그들 이름에는 ‘자랑스러운 한양인’이라는 칭호가 붙어 있었다.

이들에게 그러한 칭호가 붙는 것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국가고시에 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보고, 그것을 향해 묵묵히 노력해서 마침내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쪼록 이번 학기를 시작하는 한양인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신의 비전을 보고, 묵묵히 나아가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운 한양인’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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