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위한 인터넷 윤리
스스로를 위한 인터넷 윤리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2.07
  • 호수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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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루저 발언’으로 인터넷에서 큰 파문이 벌어졌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발언을 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루저 발언’에 발끈한 네티즌들은 방송이 나온 지 채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찾아내 인터넷에 올렸다. 게다가 여학생이 재학 중인 대학의 입시정보 사이트마저 해킹을 당하며 한때 몸살을 앓았다.

작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명 여배우도 인터넷에 퍼진 루머에 시달렸다고 한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자 경찰에 신고까지 했고 몇몇 네티즌이 체포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루머와 억측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자살에 까지 이르렀다. 그 여배우의 죽음 뒤에는 인터넷이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두 가지 사례는 개인정보 침해와 명예훼손 등 뉴미디어와 다매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기술은 날로 향상되고 이용률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그에 걸맞는 윤리의식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의 등장은 사회현실에 대해 비판할 공간이 없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게시판이 마치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거나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공간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성을 악용한 것인데, 상습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이러한 일명 ‘악플 문화’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네티즌 개개인이 인터넷 윤리의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인터넷 공간을 생산적이고 상호 호혜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한 제도적 규제와 법적 규제가 시도되고 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플 달기 운동은 자율적인 윤리의식 향상의 한 가지 건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근거 없는 악플이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피해를 주는지를 인식하게 하고 아름다운 문화,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어 나가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인터넷 선진국에 맞게 사이버 공간을 모두의 행복과 자유, 평등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스스로를 위해 풀어나가야 할 윤리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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