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어둠
김 양 규 <공대ㆍ건축학부 02>
밤새 희미하게 비치던 눈빛은 조심스레 녹아내려 없어졌다
눈처럼 사라지고 싶은데 나는 그대로다
눈 위에 더듬어진 흰 갈색 발자국마저
사라져 버린다
형체 없이 슬며시 사라졌다
사라지는 흰 갈색
소리 소문 없이
서서히 없어질 것은 또 뭐람
울음은
눈녹음처럼 서서히 감추기
발자욱처럼 형체를 감추기
누군가 내 마음속에
사라짐을 전하고 있나
흰 갈색 남기고 사라진 사람은
가슴속으로 하얗다가 검게 퍼지고
이내 사라져버렸다
이제 다시 눈 올 때 까지 기다려야 되는
다시 눈 위에 더듬어질 갈색자국을 꿈꾸는
하얀 겨울 어느 날
저작권자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