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전형료 회계 처리 불투명
대입전형료 회계 처리 불투명
  • 김상혁 기자
  • 승인 2009.12.05
  • 호수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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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료 수익·지출 내역 공개 필요성 제기
국내 대학들의 입시전형료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산자금계산서에 따르면 우리학교의 입시수수료 수익은 대학원 입시수수료를 포함해 2007년의 61여억원, 2008년에는 67억여원으로 증가했다.

각 대학의 입시전형료를 조사한 조동건<진보신당ㆍ기획국> 국장은 “대학들은 입시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위해 전형방법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전형에 대해 높은 금액을 매긴다”고 전했다. 우리학교는 2007년 금액별 유형이 5만원과 7만원, 8만원으로 3가지였지만 올해에는 5만원, 7만원, 8만원, 9만원, 10만원으로 5가지로 세분화됐다. 조 국장은 “입시전형료를 다양하게 만들고 중복지원을 가능하게 조치한 것은 대학이 수험생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견해다.

입학처 측은 이에 대해 “입학 전형의 세분화는 다양한 학생들의 재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신설되는 입학 전형의 전형료는 더 비싸다. 작년부터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의 전형료는 10만원이다. 기존에 있던 전형도 일부 가격이 올랐다. 한양우수공학인 전형료는 올해 1만원 인상된 9만원으로 책정됐다. 입학처 관계자는 “전형 유형은 학장 회의를 거쳐 각 단과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선발할 수 있는 유형으로 설정된다”며 “전형료의 경우 예산처와 협의해 적자가 나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자가 나지 않는 수준의 정의가 모호하다. 합산자금계산서에 의하면 작년 입시수당은 17여억원, 기자재 구입 등의 입시경비는 26여억원이다. 입시수수료에서 입시수당과 입시경비를 제하면 22여억원의 순익이 발생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정책홍보담당실 관계자는 “적자가 나지 않을 수준이라면 원서비는 벌써 인하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입시홍보에 필요한 홍보처와 입학처의 예산을 입시수수료에서 배당하는 데서 기인한다. 입학처 관계자는 “입시수수료의 상당 부분을 홍보비로 지출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회계 처리에서는 누락됐다.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월부터 대입전형료의 수입과 지출 내역 공개 내용을 포함한 ‘교육관련기관 정보공개 관련 특례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입장은 확고하다. 입학처는 “입시홍보비를 전형료 수입이 아닌 교비에서 지출하게 되면 재학생들의 불만도 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 국장은 “우수한 인재 선발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학생이 아니라 학교”라며 “전형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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