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출판부, ‘팔려야 산다’
대학 출판부, ‘팔려야 산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09.11.28
  • 호수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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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특성화 전략 수립해야
대학 출판부가 상업화되는 추세지만 우리학교 출판부는 상업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 출판부의 상업화는 △독자층의 대중화 △상업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경우 전문학술도서 편찬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 등의 이점이 있다.

기획처장 한정화<경영대ㆍ경영학부> 교수는 “상업화에 관해 먼저 우리학교 출판부 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양대출판부서장 피종호<인문대ㆍ독어독문과> 교수는 “운영 방식의 변화는 언젠가는 이뤄져야 할 부분이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며 “상업화에 대해 대학 부속기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은 이미 대중화를 위해 교양 도서 출판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 출판부는 지난 4월 명칭을 ‘서울대출판문화원’으로 바꿨다.  출판문화원장 김성곤<서울대ㆍ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출판물의 학술도서 편향을 줄이고 교양도서와 문화 관련 도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상업화가 대학 출판부의 사명인 학술 출판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이용래<한국대학출판부협회> 회장은 “상업화가 대학 출판부의 사명에 역기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서울대는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우수학술도서로 22권이 선정됐다. 상업화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역시 각각 4권과 3권이 선정됐다. 한 권도 선정되지 못한 우리학교 출판부와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대학 출판부의 상업화는 고정 독자 층을 확보하는 안정적 기반의 조성 후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출판부의 특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출판부의 특성화는 주로 대학의 특성화와 연계된다. 성균관대 출판부는 한문학과 유학 관련 도서에 특화돼 있다. 신철호<성균관대출판부> 편집장은 “2007년 완간한 유학 도서 「사서삼경」의 경우 1만부 가량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여성학과 종교학 등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학교의 경우 이공계가 특화돼 있지만 이공계 관련 서적의 출판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현욱<한양대출판부> 과장은 “이공계 교수들은 서적 출판보다는 논문 작성에 관심이 많다”며 “논문을 중시하는 대학평가제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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