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욕심을 버리자
우리의 삶에서 욕심을 버리자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1.22
  • 호수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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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예<한양 어린이 복지센터> 원장

어느 날 이런 글을 읽었다. 두부찌개를 아주 잘 끓이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두부찌개는 보기에도 좋고 맛도 있었다. 남편이 실직하자 그녀가 동네에 두부찌개 가게를 열었다. 그녀의 두부찌개가 맛있다는 소문이 퍼져 그녀는 돈도 좀 벌게 됐고 남편과 함께 밤낮으로 열심히 일을 해 생활도 안정을 찾게 됐다. 언젠가 그녀는 두부찌개 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탕기 속에서 온갖 재료와 고추장과 두부가 합쳐져 얼큰히 끓으면서 ‘얼씨구’ 소리를 내면 그 찌개는 성공적으로 끓여진 것”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손님이 밀려도 찌개 탕기 안에서 ‘얼씨구’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절대로 그 찌개는 손님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찌개 하나를 끓여도 ‘얼씨구’소리가 절로 날 때까지 정성을 다해 끓여 내는 것, 그 말은 나를 많이 부끄럽게 했다. 요즘 나는 이것저것에 손을 대느라 어느 것 한 가지에 정성을 다해 집중해서 하고 있지는 않나 뒤돌아보게 된다.

젊어서는 앞으로 모든 면에서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희망으로 열심히 뛰었고, 결혼해서는 자녀들을 키우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못다한 일들을 이제 와서 하려니 할일이 너무 많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바쁘게 하다가 문득 내가 사는 목적이 무엇이었지? 하고 반문해 본다.

목적이 명확해야 집중을 할 수 있고 목적을 알면 초점을 맞춘 삶을 살 수 있으며 열정을 가지고 강력하게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특히 우리 젊은 대학생 후배들에게 있어 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목적이 정해진 후 정성과 열의와 집중을 다하면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확실한 생의 목적을 설정하고 시작함이 좋다. 생의 목적을 설정함에는 과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

과정은 우리들의 일상이자 순간순간 삶이며, 매순간의 쌓임이 세월을 이루고 한 생애를 이루는 것이므로 우리가 어떤 목적만을 위해 과정을 소홀히 한다면 삶의 의미를 상실할 수도 있다. 매일 매일의 삶을 법정스님은 “직선 같은 삶보다는 곡선 같은 삶의 기술을 익히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본 적 있다.

직선은 조급하고 냉혹하고 비정하지만 곡선은 여유와 인정과 운치가 있고 곡선의 묘미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간혹은 목표를 향해 줄곧 달리지 말고 천천히 여기저기 느긋함을 즐기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 태도는 삶의 기술이다. 여기서 얻은 삶의 지혜를 통해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고 또한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이 생기며 인생의 저력이 쌓이는 것이 아닐까.

살면서 항상 마음속으로 깊이 느끼는 것은  매사에 열심히 정성을 다해 나 자신에게 물어도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대답이 나올 정도라면 “나도 참 괜찮게 살았구나”하고 나 자신을 북돋아주고 싶다. 욕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얼씨구’ 한 마디면 인생은 된 거여…”라고.

나는 오늘도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에 적혀 있는 글귀의 한 부분 같이 기도한다.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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