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속 디자인을 발견하다
소소한 일상 속 디자인을 발견하다
  • 송민경 기자
  • 승인 2009.11.15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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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도전하는 당찬 유성희<디자인대ㆍ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 07> 양

털털한 미소로 인터뷰를 반기던 유성희 양은 그 미소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2009 경륜ㆍ경정 대학생 광고 공모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로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상을 차지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전단지 한 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그녀에게 세상은 도전해야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광고로 마음을 디자인하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디자인 하는 일에 욕심이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그녀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사람들의 마음에 경륜ㆍ경정이 건전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경륜과 경정은 경마와 유사하지만 말 대신 자전거와 모터보트로 경기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륜과 경정을 사행성 오락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 준비를 하면서 경륜을 직접 보기 위해 광명에 있는 경륜장을 가봤어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시설도 편리하고 잘 갖춰져 있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충분하더라고요. 적당히 즐긴다면 경륜ㆍ경정도 건전한 스포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작품을 준비할 때 경륜ㆍ경정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가장 고민했어요.”

그녀의 작품은 지하철 스크린 도어와 차량 내부를 자연스럽게 활용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그녀에게 경륜ㆍ경정 공모전 대상의 영예를 안겨준 아이디어는 마감 전날이 돼서야 우연처럼 스쳐 지나갔다.    

“다른 일 때문에 한동안 바쁘게 지내다가 공모전 작품 마감 전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급하게 집 근처 지하철 역사로 뛰어가 셔터를 눌러댔죠. 그날 밤 작품을 완성시키고 바로 제출한 거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꿈을 위해 노력을 모으다
대상 탈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겸손한 그녀지만 사실 이번이 처음 수상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2009 KT&G 광고 공모전’에서도 2등을 했고 이미 시중에 그녀의 작품이 광고로 쓰이기도 했다. 그녀의 남부러운 감각은 타고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카페에서 쓰는 컵받침, 과자 포장지, 길거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전단지 등 예쁘다 싶으면 모으는 편이에요. 아마 디자인을 공부하는 친구들이라면 다 그럴 거예요. 미적 감각도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노력하면 얻게 되는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그녀는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도 교수님의 조언 한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에 충실한 우리학교 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의 커리큘럼도 그녀의 노력 앞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바탕이었다고.

“다른 학교 졸업 전시회와 우리학교 졸업 전시회를 모두 가봤지만 우리학교는 특히나 기본에 충실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다른 과 4학년들도 우리학과 수업을 들으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기본이 부족하면 어느 작품도 진가를 발휘할 수 없거든요. 때문에 저는 학교 수업에서 최대한 많이 얻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해요.”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기회다
그녀의 취미는 무작정 도전하기다. 주변 친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어떤 일에 대해 도전을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는 항상 무작정 도전하기를 추천한다. 그녀가 이렇게 도전을 추천하는 이유는 무작정 도전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이번 공모전에 입상하기 전에 광고회사에 지원해 일한 적이 있어요. 선배가 추천해준 회사라서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입사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깜짝 놀랐어요. 경쟁률이 50대1이라는 거예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지원서는 각종 수상경력으로 꽉 차있던 반면 저는 백지였거든요. 그 때 아무것도 모르고 도전해 본 게 결과적으로 제가 회사에서 일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어요.”
디자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도 몇 번의 공모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몇 번의 공모전 탈락이 그녀의 도전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한 번 받고 나면 제 삶이 완전히 달라져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대상을 타도 달라진 건 별로 없었어요. 제가 이십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될 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대학생일 때 할 수 있는 작은 것들 하나하나에 망설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에도 그녀는 테이블 위에 있던 카페 광고지를 가방 속에 챙기고 있었다. 어김없이 그녀는 노력이란 두 글자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뒤를 따르는 것은 검은 그림자가 아니었다. 아마도 그녀의 뒤를 좇던 그림자는 그녀의 노력을 빛내 줄 밝은 미래가 아닐까.                                   
사진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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