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총기를 달자
눈에 총기를 달자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1.15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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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생선가게에서 신선한 생선을 고르는 방법 중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바로 생선의 눈알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무언가 막이 덮인 듯 탁하지 않고 살아있는 듯 맑고 투명하다면 신선하고 좋은 생선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이렇게 좋은 생선을 고르는 이유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가장 우선 되는 것이고, 그것을 확인하는 첫 번째 관문이 바로 생선 눈빛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기는 총명한 기운 혹은 기질이다. 자고 이래로 후일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는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그 총기가 남달랐다는 이야기들을 우리는 종종 듣곤 한다. 반드시 훌륭한 인재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해도 총기는 무릇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눈에 총기가 가득하다’가 칭찬으로 자주 쓰는 표현임에서 알 수 있듯 총기는 눈빛에서 먼저 읽을 수 있는 듯 하다. 이것이 객관적인 판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빛으로 드러나는 총기는 그 사람의 특성을 판별하는 오래 묵은 기준인 셈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학생들의 눈빛에 생동감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 좀 더 매몰차게 말하자면 살아있는 총기가 말라가는 듯해서 마치 움직이는 마네킹과 같은 느낌을 수업시간에 종종 받곤 한다. 꿈을 세워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에 대한 꿈을 세워야 한다.

지금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고자 애쓸 때 가장 살아 있는 듯한 총기를 눈빛에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졸업 후의 직장을 위한 치열한 전초전을 지금부터 치룰 수밖에 없게 하는 우리 사회가 암울하기는 하다. 그로인해 정말 하고 싶은 그 무엇들이 취업을 위한 전쟁 뒤로 밀리게 되니 애쓰고자 하는 정성이 그다지 신나지 않는다. 그리해 꿈이 아련해지고 눈빛에서 살아있어야 할 총기가 더불어 무뎌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안내판을 따르듯 지금까지 뒤 따르기만 하던 습성 때문에 아무런 이정표 없는 대학생활은 재미없고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의 이정표는 각자가 스스로 만들어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엔 어느 사이 취업의 전쟁에 휘말려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그대의 잠재력을 믿어야한다. 하고 싶은 꿈의 이정표를 따라가길 바란다. 늦은 대로 아쉽긴 해도 총기 어린 시선을 품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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