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재조명 필요할 때
한국 근현대사 재조명 필요할 때
  • 취재부
  • 승인 2005.11.27
  • 호수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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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우리 민족은 일제 식민통치의 유산을 청산하고 자주와 민주를 바탕으로 통일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 동서냉전체제의 개막과 함께 격렬한 좌우대립 속에서 우리는 민족 최대의 비극인 분단과 한국전쟁을 경험하였다. 이로써 우리의 당면 과제는 유보되고, 남북은 서로 다른 사회체제 및 이념체계 아래 대립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이는 한국 근현대가 주체적인 자기변혁과 자기발전에 의해서 한 시대가 매듭 지워지고 다음 시대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외부 충격과 변화에 의해 주도된 점이 많았다는 증거이다.

역사가 토막 지워진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는 연면히 흐르고 있는 비판적 시간이며 일정한 지향성을 갖는 의식이 투영된 사건의 총합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당시 사회상을 살펴볼 필요가 생긴다. 역사는 단순한 지속이 아니라 갈등과 모순을 극복하고 지양하기 위한 자기 변혁운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재조명해보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의의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근래 우리 역사학은 여러 역사적 현실을 바탕으로 근현대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축적하였다.

조선후기 자본주의 맹아의 검출과 그 객관적 위치에 대한 조망, 한말·일제하 각 계열별 근대화론의 실상과 민족운동사에 대한 객관화 작업, 해방 후 국가건설과정과 대한민국의 성립·발전 과정에 대한 새로운 조명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하여 민족의 과거와 현재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사적 안목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들이 우리 역사를 주체적으로 인식해야 할 때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더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이해하는 한편, 모두가 역사가의 해석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민족사의 현장을 찾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현실에 투영되며, 현재 우리 사회의 과제 또한 한국 근현대사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재발견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최근 들어 8.15 이후의 북한사가 객관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온다.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남한만의 반쪽짜리 연구가 아닌 북한의 역사와 함께 병행되어야함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기에 앞으로 객관성 있는 연구업적이 양적·질적으로 축적되길 기대해본다.

 김준희(과학기술대·응용화학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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