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청춘을 노래하다
길 위에서 청춘을 노래하다
  • 박효은 기자
  • 승인 2009.11.14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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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가수 양양(YangYang)으로 활동하는 양윤정<연극영화과 96> 동문

누구에게나 이런 순간이 있다. 노래 한 구절에 마음이 찡해지고 위로가 되는 그런 순간. 기자에게 있어 양 동문의 노래가 그랬다. 바쁜 일상에 지쳐있는 나에게 양양(YangYang)은 말했다. ‘빠르게 가야 한다고 세상은 재촉하지만 난 가만히 멈춰 서서 하늘을 봐 이정도로 이정도로 괜찮아 이만큼만 이만큼도 괜찮아’ 쌀쌀한 가을 은은한 커피 향기 같은 그녀와의 만남이 홍대에서 시작됐다.

위풍당당, 싱어송라이터 양양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양 동문이 가장 힘든 순간 의지했던 건 음악이었다.
“대학시절 연습을 하다가 맘처럼 되지 않고 힘들었을 때 제가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 때 내가 잘하지는 못하지만 하고 싶은 노래를 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그녀의 음악인생은 어느새 10년째가 됐다. 크고 작은 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양 동문은 인디가수답게 매 공연마다 다른 주제로 그에 맞는 곡을 작곡해 부르기도 하고 공연과 함께 작은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작곡하고 노래를 들려주는 것에 의미를 둘뿐, 인디가수라는 의식을 하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리고 인디와 대중가수가 크게 구분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단지 차이가 있다면 대중가수는 회사의 계획에 맞춰 활동하고 인디는 자기 의지대로 모든 것을 만들어나가는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양 동문은 양양(YangYang)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처음 가수로 데뷔하던 때에 그녀의 본명인 양윤정으로 활동을 하다가 지난해 싱글 앨범을 내놓으면서부터 ‘양양’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3일에는 양양의 첫 싱글앨범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성이 양이다보니까 어릴 때부터 별명이 양양이었어요. 진짜 이름보다도 더 이름 같은 익숙한 이름인 셈이죠. 양윤정일 때의 저는 노래만 불렀지만 지금은 작곡과 노래를 함께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이름을 양양으로 하게 됐어요. 앨범녹음을 하기 전에는 곡에 대한 선호의 차이가 있었는데 작업을 마친 후에는 곡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모든 곡에 제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청춘, 그 위에 펼쳐진 음악의 꿈

대학시절 그녀의 전공은 연극영화학이었다. 음악을 하겠다고 마음먹기 전에는 매일 연기연습으로 밤을 새우던 그녀였다. 전공수업으로 바빠 음악동아리에서 활동할 여유조차 없었던 그 때, 양 동문은 음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 그녀의 열정이 연기에서 음악으로 옮겨갔던 마지막 학기에는 전공이 아닌 음대 교양 수업을 들었다. 음악이 좋아 마음먹고 들은 수업이니 수업하나하나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에 꿈같던 장학금도 그녀에게는 어렵지 않았다.

“하나의 공연 보고 쓰는 리포트도 3개씩 제출했었어요. 모든 과목에 A+을 받는 게 목표였죠. 음악이 아닌 다른 거였다면 그렇게는 못했을 텐데, 결국 올 A+을 맞는데 성공했어요.”
이젠 너무 오래전 일이 돼버렸다며 대학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양 동문. 그때 생각에 잠긴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문다. 대학 때 양윤정이란 이름으로 가수 활동했던 그녀는 첫 뮤직비디오 'Go!고(故)!‘에는 학교 친구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그 당시 뮤직비디오를 하루 안에 찍어야 해서 기차타고 이동하는 것부터 촬영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신경 쓰느라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날이 어땠는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아요. 지금 다시 보면 그저 부끄럽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죠. 친구들과 함께한 작업이라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기도 해요.”
남부러울 것이 없던 청춘의 대학시절을 보낸 그녀는 지금도 그 때의 그 열정으로 노래한다.

이 정도, 서두르지 않는 삶

가수인 그녀는 마이크를 앞에 두고 기타를 맨 모습일 때 진정으로 빛을 발한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노래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난 다음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늦게 기타를 배운 탓에 곡이 다소 단순하기도 하다고.

기타 튕기는 소리에 양 동문의 음색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항상 밝은 음악을 노래하는 그녀. 자신의 모든 껍질을 다 벗기고 나면 그 안에는 희망과 긍정이 남을 거 같다고 말한다. 그녀가 노래에서 담고 싶은 것도 희망이다. 그녀가 누군가의 노래에서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그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음악을 전해주고 싶단다.

“저에게 음악은 놀이이자, 가는 길의 친구이며, 삶에 감동을 주는 그 무언가예요. 노래할 때의 즐거움 때문에 계속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놀이 같은 거죠. 즐겁지 않으면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삶의 부분이자 전부인 음악. 희망을 노래하는 가수이기에 자신의 노래와 이야기들에 책임을 지는 삶을 살고 싶다는 양 동문. 밝은 모습에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의 삶이 부럽기만 하다.
존레논, 밥딜런이 그랬듯 양 동문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고 싶단다.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녀의 1집 발매 기념 공연은 다음달 4일 홍대에서 열린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음악에 집중하고 솔직해지려고 노력해요. 노래를 듣기위해 오신 분들이니 노래만으로 통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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