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의 다각화 이루어져야

이에 반해 대구 월드컵경기장은 전국 월드컵경기장 중 가장 큰 적자인 30억 7천 7백만원을 기록했고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19억 5천 400만원, 인천 문학경기장은 18억 2천 4백만원 등 전국 월드컵경기장들이 최저 4억 이상의 적자를 냈다. 마찬가지로 같은 해 지어진 부산의 아시안게임 경기장도 이러한 양상을 띈다. 배구경기를 위해 지어진 기장체육관은 4억원 이상의 적자를, 주경기장을 포함한 사직종합운동장은 지난해 총 76억 9천 5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행사를 위해 건립된 건물들이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행사 이후를 대비한 활용방안과 수요예측없이 무계획적인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경기장의 경우 사회체육저변의 낙후성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매년 관리비와 인건비는 상승하는데 반해, 시설의 수입은 큰 국제 경기를 유치한다 하더라도 관객동원에 실패해 큰 재정문제를 겪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공동유치한 일본의 경기장은 한국과 마찬가지인 10곳이지만 경기장의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치경쟁부터 지역사회의 동의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한 끝에 경기장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10개 경기장 가운데 축구전용구장으로 지어진 곳은 3군데뿐이며 3곳 모두 J리그 1부 소속 팀의 홈에 지어져 현재 홈구장으로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삿포로 경기장은 처음 설계부터 야구와 축구장을 겸용하는 독특한 설계 방식을 취했다. 규수의 오이타 육상겸용경기장은 전국체전 개최장소로 활용되고 연간관리비 30억엔은 건설 당시 약속대로 현에서 시민복지차원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기장 등 대형시설도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모델로 수입다각화를 통해 적자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45만 명 이상이 찾은 축구경기나 공연관람 수입 외에도 대형할인점, 복합영화관, 예식장등 부대시설에서 118억원 이상의 임대료수입을 벌어들였다. 올해부터 3억8천만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 월드컵경기장은 먼저 국내 K리그 경기 외에도 국제 축구경기와 대형이벤트를 유치하여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주경기장 외에도 연습경기장과 보조경기장에 유소년축구대회, 동호인경기 등을 적극 유치하여 3억원의 대관수입을 올렸다. 또한 스포츠 센터를 개장해 48억원의 매출과 시민들의 인기를 동시에 얻고 있다.
서귀포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4차원 입체영상관인 ‘익스트림 아일랜드’를 운영해 복합놀이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기장 관람석 아래에는 사비나 미술관, 근대사 박물관을 갖춘 ‘스토리움’이 들어섰다. 또한 경기장 건물에 세계성문화박물관과 준보석 전시관과 경기장 지하 1층에 물놀이 공원인 ‘워터월드’를 조성하였다. 이처럼 각 시·도의 시설공단에서 대형 시설들의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움직임은 다양하다. 대형 시설들이 다각화를 통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서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