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공을 위해 진정으로 준비해야 할 것
미래 성공을 위해 진정으로 준비해야 할 것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10.11
  • 호수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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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형진<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매년 2학기가 되면 졸업을 준비하는 4학년 학생들의 표정에서 깊은 시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시름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걱정스런 눈빛을 곁에서 보는 것은 선생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고 가슴 아프다.

힘들게 4년 간 공부시켜서 아무런 보장 없이 사회에 내보내는 선생들의 마음도 학생들의 가슴만큼 타들어 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4년 내내 선생들은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졸업 후,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졸업 마지막 학기, 동일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는 응답뿐이다. “경제가 어렵다”, “대기업이 신입사원 충원율을 낮췄다”, “공무원 시험의 횟수를 줄이고 뽑는 인원수를 동결했다” 등등 상황이 어렵다는 말도 감추지 않는다.

새로운 분야에서 패기와 기백을 가지고 도전하기 보다는 이미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 안전하게 가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경제적으로 보수화된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부모의 도움으로 버티고, 1, 2년 후 경제가 좋아지면 많은 신입사원을 뽑을 대기업에 도전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학생들은 미래를 위해 엄청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영어점수 향상을 위한 학원 수강에서부터 사회봉사 점수 확보를 위한 무보수 자원봉사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스펙을 쌓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영어 점수, 사회봉사 점수, 상식 점수 등 언급된 스펙들이 학생들의 미래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취업을 위해서 토익 점수, 학업 성적, 사회봉사 점수 등이 필수적이다. 이를 간과하고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영어점수에만 매달리고 취직을 위해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가 아닌 스펙용 자원봉사를 한다는 상황과 현실은 우리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미래의 성공을 위해 진정으로 쌓아야 할 스펙이 있다면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매력적인 사람인가’ 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높은 토익 점수, 사회봉사 점수, 학업 성적이 취직을 보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행복한 직장생활을 담보해내지 못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학습된 개인주의적 생활과 가치관은 어쩌면 좋은 회사에 취직한 후, 자신의 계획을 발목 잡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사회의 흐름과 요구사항은 지속적으로 변해서 우리에게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를 요청한다. 그러나 인간미가 없는 멀티플레이어는 한 두 게임 후에 사라지기 마련이다.

멀티플레이어의 능력은 주변 사람들이 잘 지원해줄 때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쌓아야 할 스펙은 사람 냄새나는, 누구에게도 친구가 될 수 있는, 함께 하면 언제나 즐거운 매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신의 능력뿐만 아니라 매력에도 관심을 갖는 우리들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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