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인식 가능한 미래형 바코드 ‘RFID’
원거리 인식 가능한 미래형 바코드 ‘RFID’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9.10.10
  • 호수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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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유통·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
최근 ‘RFID/USN 코리아 2009 국제 전시회 및 컨퍼런스’가 인천세계도시축전과 연계해 열렸다.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는 전파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도 정보를 인식하는 전자태그다.

하지만 RFID는 단지 ‘인식’만 하는 기술이 아니다. RFID  태그가 부착된 사물은 상황을 인지하고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RFID는 바코드와 마그네틱카드를 대신할 차세대 센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VDC 리서치 그룹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RFID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0% 성장해 현재 4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 VDC 리서치 그룹은 RFID의 하드웨어 시장 성장률이 연간 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RFID의 시장 잠재력 때문에 정부는 올해 RFID 기술을 17개의 신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발표한 바 있다.

RFID는 안테나와 집적회로를 갖는 RFID 태그(이하 태그), RFID 판독기(이하 판독기)로 구성되며 RFID 태그는 안테나와 집적회로로 이뤄진다. 이 집적회로 안에 기록된 정보를 안테나가 판독기에 송신해 태그가 부착된 대상을 식별한다.

빛을 이용해 판독하는 바코드와 달리 RFID는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먼 거리의 태그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심지어 판독기와 태그 사이에 있는 물체를 통과해 정보를 수신하기도 한다. 바코드는 수십 단어의 정보밖에 읽을 수 없지만 RFID는 수천 단어의 정보를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황재각<한국전자통신연구원ㆍRFID/USN서비스연구> 팀장은 “바코드는 근거리에서 하나씩 정보를 읽지만 RFID는 100m 내에 있는 사물의 정보를 한 번에 읽을 수 있다”며 “재사용이 불가능한 바코드에 비해 RFID는 재사용이 가능하며 다양한 정보 수록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사용하는 동력에 따라 RFID는 수동형, 반수동형, 능동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판독기의 동력만으로 정보를 읽는 RFID는 수동형 RFID다. 반수동형 RFID는 태그에 건전지가 내장돼 있어 정보를 읽을 때 그 동력을 사용하고 통신 시에는 판독기의 동력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능동형 RFID는 정보를 읽고 통신하는 것에 모두 태그의 동력을 사용한다.

사실 RFID는 군사 목적에서 고안됐다. 1946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첩보전을 위해 만들어진 장비가 RFID의 전신이다. 이 장비는 공기 중의 전파를 변조해 정보를 송신하는 장치였다. 이후 군사 목적에서 통신 목적으로 발전한 현재의 RFID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RFID는 여권이나 신분증 등에 부착해 개인 정보를 수록하고 인식하는 것부터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물의 위치 추적까지 가능하다. 육상 선수들의 기록을 측정하는 경우나 ‘하이패스’로 불리는 요금 징수 시스템이 그 예다. 동물의 피부에 태그를 이식해 야생동물 보호나 가축 관리 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일본은 초등학생의 가방과 옷 등에 RFID 태그를 부착하고 있으며 신분증을 통해 건물의 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에도 RFID를 이용하고 있다. 멕시코 법무장관은 사무실 직원의 몸에 RFID 태그를 이식해 기밀문서 저장실의 출입을 통제했다.

기업도 RFID 태그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특히 RFID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유통분야다. RFID 기술을 이용한다면 제품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유통부터 재고 관리까지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도난을 방지 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대형 마트 체인점인 W사에서 RFID 기술을 도입해 29주 동안 상품의 입출고 시점을 조사한 결과 RFID  부착 상품은 미 부착 상품보다 3배 빨리 판매대에 진열되며 재고안전 물량 확보와 관련된 주문은 10% 감소했다.

이 외에도 고부가 가치화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자동차ㆍ건설ㆍ조선업 등에서 RFID를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인 H사도 신형 자동차의 생산 공정에 RFID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RFID 리더기를 통해 부품의 자동 입출고 및 협력업체의 부품 조달과 재고 처리를 관리하고자 하는 취지다.

또 최근 제철 회사 P사도 RFID를 활용해 유비쿼터스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공장 내 모든 근로자 및 방문자에게 RFID를 착용하게 해 실시간으로 이들의 위치를 파악 할 수 있게 됐다.

황 팀장은 “현재 RFID는 유통, 물류, 의료, 자산 관리 등 많은 부분에 적용되고 있다”며 “항공 수화물에 태그를 부착해 승객과 수화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뿐 아니라 목적지 공항의 수화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RFID가 사용될 수 있는 분야는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특히 RFID는 메모리로 집적 회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코드처럼 물건의 종류만 식별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 각각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한 번에 식별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사용되는 RFID는 역할에 따라 다른 주파수를 쓴다. 동물을 식별하거나 물건을 재고할 때 쓰이는 RFID는 인식 거리가 비교적 짧으며 낮은 주파수가 쓰인다. 인식할 때 장애물을 투과하는 성질이 뛰어나야 하는 스마트 카드나 출입 통제를 위해 쓰이는 RFID에는 중간 주파수 대역이 사용된다.
장거리 인식과 비교적 빠른 인식 속도를 필요로 하는 톨게이트 시스템이나 유통 물류 분야에는 고주파나 마이크로파 대역의 주파수가 사용된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RFID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태그의 소형화가 중요하다. 때문에 제품의 겉표지나 박스에 태그를 삽입하는 방안은 물론이고 신발이나 옷, 심지어 인체의 일부에 태그를 삽입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또 서로 다른 회사 제품 간 호환성을 확보를 목적으로 주파수나 코드의 표준화도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중복 투자로 인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시장이 더욱 확대된다. 또한 RFID 기술 개발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황 팀장은 “앞으로 RFID 기술은 미래 유비쿼터스 시대를 지향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현재 국내 RFID 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앞으로 자동차ㆍ조선ㆍ의료ㆍ국방ㆍ건설 등에 RFID 기술을 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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