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과연 죽어가고 있는가
지구는 과연 죽어가고 있는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9.09.27
  • 호수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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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적 환경주의, 환경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지난 2007년 영국의 한 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는 유튜브에서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수십 명의 과학자 인터뷰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지구 온난화가 사기극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이목을 끌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고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듯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아닌 결과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근거로 북극 지방이 1천500여 년을 주기로 두고 온도가 상승하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자료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왜 지구온난화가 주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다큐멘터리는 이 이유를 타락한 학계와 선진국의 신기술 판매, 정치가의 이해타산으로 해석한다. 선진국은 지구온난화의 책임을 후진국에 전가해 이들에게 자국의 신기술을 강매한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맹렬하게 비판한 이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과연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환경 상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회의적 환경주의자’ 혹은 ‘비판적 환경주의자’로 지칭하면서 생태주의에 대해서 거침없이 비판한다. 로널드 베일리는 저서 「에코스캠」에서 “환경 관료와 환경 학자들이 ‘슬픔을 파는 장사꾼’이 돼 ‘회전문’을 뱅뱅 돌고 있다”고 생태주의적 환경론자를 비난했다.

이상돈<중앙대ㆍ법대> 교수는 저서 「비판적 환경주의자」에서 환경 정책과 환경 운동이 과학과 경제성의 원칙을 벗어나 비능률적인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진단했다. 환경 운동이 이념에 치우쳐 극단으로 기울어 가고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정부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주의적 환경론자의 주장과는 반대로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20세기 이후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인간의 수명은 두 배 이상으로 길어졌으며 인간의 기술 문명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도시화로 인해서 부작용이 있지만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신념을 갖고 건전하게 정책을 펼친다면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고 봤다. 발전한 과학 기술로 물 부족, 대기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지다.

이 교수는 “허구로 가득 찬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은 환경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며 “환경을 진정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생태주의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주의적인 관점의 환경주의자는 재활용과 일회용기의 사용이 환경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시각은 다르다.

1990년대 초 우유팩을 모아서 화장지를 만드는 업체는 친환경적인 기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업은 결국 도산했다. 우유팩을 원료로 사용한 화장지는 천연 펄프를 사용한 것보다 원가가 비쌌으며 품질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우유팩 내부의 비닐 코팅을 벗기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물질 탓에 엄청난 양의 악성 폐수를 양산하게 됐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리병에 담긴 우유 역시 비환경적이다. 우선 유리병의 운송과 회수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한 유리병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이 필요하고 다량의 폐수가 배출된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가 지구온난화로 수몰위기에 놓였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투발루는 사실 해수면 상승이 아니라 주민들에 의해 망가졌다. 투발루 정부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활주로를 확장하고 해안의 모래를 퍼 나르고 나무를 베었다.

DDT에 대한 사실도 올바르지 않은 환경 상식 중에 하나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된 후 DDT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물질로 여겨져 사용이 금지됐다. 카슨은 자신의 책에서 드위트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DDT를 주입한 새들은 부화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드위트 교수의 원래 연구 결과를 보면 DDT를 주입한 새와 그렇지 않은 새의 부화율은 차이가 없다.

아프리카에서는 DDT의 사용 금지로 친환경적이고 더 비싼 대체품을 살포했다. 하지만 말라리아 모기가 이 새로운 살충제에 내성을 갖는 바람에 문제가 됐다. 비판적인 환경론자들은 DDT의 사용으로 흰머리독수리가 멸종될 뻔 했으나 금지 후 되살아났다는 주장에도 반박한다. 흰머리독수리가 줄어든 것은 단지 인간의 남획으로 인한 것이지 DDT와의 연관성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회의적 환경주의는 환경 정책과 환경 운동의 실상을 경제성과 과학적 자료에서 되짚어본다”며 “환경에서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추측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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