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와 글로벌 소통의 가능성
사회봉사와 글로벌 소통의 가능성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9.20
  • 호수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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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숙<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교수

우리학교에서 올해 1학기부터 사회봉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1학기와 여름학기에 걸쳐 그 과목을 담당하게 됐다. 이 과목은 학생들이 장애인 보조나 초등학생 방과 후 지원과 같이 봉사가 필요한 곳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학생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은 물론 법정 모니터링이나 재활용 매장처럼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것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봉사라는 가장 자발적인 행위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은 일견 모순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사회봉사활동이 교과목의 형태로써 학생들에게 현실화된 지금 봉사에 대해 학생들이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 시절의 봉사 활동은 그 자체로서 사회활동의 일부인 동시에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회봉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라 할 때 학생들은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긍정적 사고와 자신감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봉사활동은 학생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의 일부를 다시 사회로 환원한다는 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속도와 양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나눔’의 개념은 역으로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각된다. 이때 사회봉사의 의미는 타인 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도움이라는 정서적인 측면, 단순한 스펙의 차원을 넘어선 학생들 각자의 내적이고 외적인 성장의 촉매 작용,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그 역할과 범위가 확장된다.

그런 가운데 현대 사회에서 봉사 활동이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소통’의 기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교육이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면, 학생들은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대학과 강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험이 역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남을 돕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이러한 과정은 미래에의 전망을 진취적으로 구상하게 하는 선순환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21세기의 화두가 세계화와 이에 따른 소통의 문제로 간주될 수 있다면 소통의 매개체로서 사회봉사의 역할은 전 지구적 차원으로 그 의미 영역이 확장된다.

학생들은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인종적, 언어적, 문화적 차이들을 접하고 나아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즉 봉사 활동을 실천함으로써 이러한 차이들 가운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의 고리를 찾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렇게 다양성과 차이를 수용함으로써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토대가 구축되는 것이다.

사회봉사는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봉사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은 봉사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봉사를 하는 나 자신이다.

사회봉사를 단순히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할 교과목’으로 생각하지 말고 세계와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하길 바란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봉사에 임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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