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일자리, 빛인가 어둠인가
사회적 일자리, 빛인가 어둠인가
  • 차진세 기자
  • 승인 2009.09.19
  • 호수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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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노동계의 일자리 창출 효과 둘러싼 논쟁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는 2천명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을 시범 실시했다. 이 사업은 점차 규모가 커져 2008년에는 종사자 수가 약 2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 인증 사업을 시행해 현재 약 200여개 업체가 사회적 기업으로서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다.

다시 떠오른 사회적 일자리 정책
‘고용 없는 성장’의 대안으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인 사회서비스 일자리 및 사회적 기업이 논의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적 특성과 공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기업 형태다.

이에 비해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전적으로 공공성을 띠는 사업으로, 보건ㆍ보육 등의 사회복지 분야에서 정부가 지원 혹은 직접 운영한다.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단시간에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사업관리 과정에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돼 왔다.

지난 7월 16일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효율성의 한계로 활성화가 지체돼 온 사회서비스 일자리 및 사회적 기업 정책 개선방안을 심의ㆍ확정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노동부에서 별개로 진행되던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을 두 부서의 공동 관리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까다롭던 사회적 기업 인증요건을 완화하고 지원금 지급 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오지원<노동부ㆍ안산종합고용지원센터> 직원은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구매취약계층인 저소득층과 취업취약계층인 여성ㆍ노령자ㆍ장애인 등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다” 며 “사회적 기업 인증 심사 때 취업취약계층을 50%이상 반드시 채용하고 이를 지속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지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다. 또 오 직원은 “작년까지 분기별 1회 실시했던 사회적 기업 인증을 올해부터는 월 1회 실시하는 등 사회적 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현재까지 약 200여 곳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았으며 2012년까지 천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해결해야 할 열악한 노동구조 문제
그러나 현 사회서비스 일자리 시스템이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이정봉<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저임금을 비롯한 열악한 노동환경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는 정부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지원은 정부가 인건비를 운영 기관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노동자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임의대로 지급되므로 그 액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저임금과 저급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 12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연대본부’에서 발간한 보고서 「사회복지서비스 노동현황과 노동조합의 과제」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154만원으로, 이는 도시근로자 평균임금의 41%에 불과하다. 이는 2006년의 61.2%에 비해 현격히 낮아진 수치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정부는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선택권을 보장하고 서비스 제공기관 간의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 질이 향상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노동자 개인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논리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가 다수인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특성상 근무시간과 급여가 비례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 연구원은 “한 집에서 약 2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집으로 이동한다면 하루 평균 두 곳 정도만 방문을 하게 되는데, 이동시간을 고려했을 때 받아야 하는 임금과 실제 임금이 차이가 크다”며 “실제 작년 서울지역 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3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취업대란의 대안, 각계의 관점
정부는 사회적 일자리가 취업대란을 해소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정부는 경제침체로 인한 고용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이 민간고용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문석<한국경영자총협회ㆍ사회정책팀> 전무는 “취약계층에게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여러 대안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공기업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사회적 기업 지원 방식은 다양하다.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는 곳도 있다. 포스코는 현재 여성과 고령자를 위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공기업들은 주로 사회적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방식으로 후원한다. 반면 김부영<민주노총ㆍ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정부의 주장에 대해 “정부의 사회서비스 정책은 양을 무조건 우선시한 질 낮은 일자리 정책”이라며 “고용의 지속성 및 안정성에서 과거 시행되던 공공근로와 다를 바가 없다”고 평했다.

바우처 제도에 따라 서비스 이용자가 저소득층일 경우에도 본인부담금이 있어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바우처 제도란 정부가 기관에게 보증하는 사회서비스 이용권으로, 기관은 이를 이용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종사자를 고용한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필요해도 그에 따라 바우처 구매 비용이 오르게 되면 저소득층은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바우처 제도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를 심각히 왜곡하고 있는 제도”라며 “이는 복지서비스의 민간의존도를 심화시켜 복지의 공공성을 훼손시킨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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