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잘하는 사람
사랑을 잘하는 사람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9.13
  • 호수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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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형<언정대 광고홍보학부> 교수

얼마 전 서점에 들러 책을 둘러 본 적이 있다. 인터뷰에 성공하는 방법, 성공의 히든카드, 10일 만에 끝내는 영어회화 등등 온통 ‘성공’이라는 키워드로 둘러쌓인 서적들 틈에서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Love as a way of life: Seven keys to transforming every aspect of your life by Gary Chapman)」이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돈, 지식, 명예 등을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고,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며, 더 높은 위치에 오를까를 고민하는 요즘 시대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고 사랑을 잘하는 방법을 다루는 이 책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이 인간 존재 문제의 유일한 해답이라는 에리히 프롬 (Erich Fromm)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또 구약성경의 모든 율법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율법으로 신약성경이 제시한 것이 ‘서로 사랑하라’는 사랑의 메시지였음을 다시 강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전할 때 왠지 모를 행복감과 충만함을 느끼며, 그래서 가능하면 사랑을 더 잘하는 법을 알고 싶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친절’, ‘인내’, ‘용서’, ‘호의’, ‘겸손’, ‘관대함’, 그리고 ‘정직’을 사랑을 잘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소개한다. 친절이란 나 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섬김의 태도를, 인내란 나도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행위를, 용서는 정직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측은히 여기고 나 자신의 참모습을 인정하며 내게 상처를 준 사람과 그 상처를 놓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저자는 호의란 모든 사람에게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은밀한 슬픔이 있음을 알고 다른 사람을 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하는 것을, 겸손이란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해 주기 위해 자기 자신은 한걸음 내려설 수 있는 평화로운 마음을, 관대함이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는 것을, 정직이란 남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결국 사랑은 우리의 성품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 삶의 한 공간을 양보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공간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비워두고자 하는 계속적인 노력ㆍ의지ㆍ책임감이 동반될 때 가능한 것이다.

사랑은 빠져드는 (falling in), 쉽게 뜨거워지고 차가워지는 감정이 아니라 배움과 자기연단의 과정을 통해 길러지는 능동적인 행위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을 잘 하는 사람일까?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 관심이 있을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은 우리 생의 전부라는 시간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성공하는데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데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의 실천이 없는 성공은 공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그러나 선행이 없는 삶에는 결코 만족스러운 성공이 없는 법이다”-애나 퀸들른 (Anna Quind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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