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발광’… 난 그대의 AM-OLED
‘자체 발광’… 난 그대의 AM-OLED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9.09.13
  • 호수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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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재현력·가시성 우수… 조명으로도 주목 받아

유럽연합의 에너지 절약과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조치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유럽에서 백열등의 수입과 제조가 금지됐다. 호주와 쿠바도 이미 백열등 사용을 금지하고 형광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30%를 발광다이오드(이하 LED) 조명으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1530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백열등 퇴출과 함께 고효율 형광등, LED와 함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이하 AM-O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 발광’의 비밀
AM-OLED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체 발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AM-OLED도 다른 디스플레이처럼 빛을 내는 부분과 박막 트랜지스터의 구동시키는 부분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액정디스플레이(이하 LCD)에서는 액정이 빛을 내는 것에 비해 AM-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그 역할을 한다.

< LCD와 AM-OLED의 차이점>
AM-OLED는 자체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이용했기 때문에 LCD처럼 광원이 필요 없다. 전기 발광 원리에 의해 반도체 성질의 두 전극 사이에 유기물(또는 고분자)을 발광 소재로 삽입해 전압을 가하면 전류가 흐르면서 유기물로부터 자체적으로 빛이 발생된다.

AM-OLED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가 있는 반면 ‘수동형’ 발광다이오드인 PM-OLED도 존재한다. 예전에 PM-OLED는 휴대폰 앞면의 작고 흑백인 디스플레이로 사용됐다. 때문에 AM-OLED와의 차이가 흑백과 칼라로 잘못 알려졌지만 사실은 구동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술적으로 AM-OLED는 각 픽셀마다 픽셀을 조절하기 위한 박막 트랜지스터 소자가 있는 구조지만 PM-OLED는 트랜지스터가 없는 단순한 매트리스 구조로 돼 있다.
PM-OLED는 현 기술로는 소형만 개발이 가능해 요즘은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AM-OLED는 생산 크기에 제한이 없어 장기적으로는 TV 소재로도 사용될 수 있다.
국내외 기업에서 더 큰 크기의 TV를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일본의 S기업에서 AM-OLED를 이용한 11인치의 TV가 시판 중이며 국내 기업으로는 S기업에서 시제품용 40인치 TV 개발이 이뤄졌다.

‘볼수록 빠져드는’ AM-OLED

<PM-OLED와 AM-OLED의 차이점>
LCD는 각도에 따라 색상과 밝기가 달라지지만 AM-OLED는 어느 각도에서든 동일한 색상으로 재현된다. 또한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색상이 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상이 표현 가능하다.
화면도 매우 자연스러워 장시간 시청 시 LCD보다 눈의 피로가 적다. 기존 디스플레이에 비해 전기 신호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속도가 1000배가량 빨라 동영상 재생 시 잔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AM-OLED는 유기물질이 발광할 때만 전력을 소모해서 LCD보다 전력 소모가 적다. 광 에너지 소재 연구센터 이준엽<단국대ㆍ고분자공학과> 교수는 소비전력에 대해서 “LCD는 화면 밝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소비전력이 일정하지만 AM-OLED는 어두운 화면일수록 소비전력이 낮기 때문에 AM-OLED가 사용된 휴대폰의 기본 화면은 검은색으로 돼 있다”라며 “따라서 화면 밝기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대략적으로 LCD의 70~80%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LCD보다 전력소모가 낮긴 하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 더 소비전력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LCD는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액정이 움직여 주변의 색이 변하지만 AM-OLED는 색상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AM-OLED는 하나의 패널에서 두 가지 다른 영상을 양면으로 표시할 수 있는 양면 발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명으로 ‘환히 빛날’ AM-OLED
AM-OLED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조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열등이 전력 낭비와 수은 함유 등의 문제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유력한 조명으로 현재 LED와 AM-OLED가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AM-OLED 조명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에 속한다. 이 교수는 “일본은 AM-OLED조명을 생산하는 회사가 이미 설립됐고 시제품도 나온 상태”라며 “미국ㆍ유럽ㆍ일본을 중심으로 내년이나 내후년에 시판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비록 우리나라가 AM-OLED조명 부문에 후발 주자지만 워낙 디스플레이 쪽에서 우위에 있고 현재 AM-OLED 조명의 기술 장벽도 낮아서 빨리 선두 그룹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LED가 신호등의 점멸 신호에 쓰이는 것처럼 빛이 점에서 구현되지만  AM-OLED는 면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에 더 은은하게 빛이 나와서 조명으로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후발 주자로 나서게 된 것에는 정책적인 요인이 크다. 이전에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조명 분야를 중소기업이 맡았었다. 그러나 최근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 개발부분이 강한 S기업과 L전자, K전기와 같은 대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AM-OLED의 조명 시장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AM-OLED의 미래를 위하여
AM-OLED는 빛을 내기 위한 광원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서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중 가장 얇으며 이후 종이처럼 말 수도 있고 접을 수도 있는 디스플레이 생산도 가능할 것이다.

AM-OLED는 LCD와 비교해서 구조가 단순해 부품의 수가 적어 생산도 유리하다. 그러나 아직 시제품만 만들어지고 휴대폰과 같이 일부 부문에서만 AM-OLED의 상용화가 이뤄졌다.

현재 박막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기술은 40인치까지 개발이 이뤄졌지만 더 큰 기판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에는 아직 기술이 부족하다. 또 박막 트랜지스터 때문에 생산 단가도 높다.
하지만 이 교수는 “많은 수요 때문에 가격이 낮아진 LCD의 경우처럼 시장에 따라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몰레드 폰의 출시로 올해부터 시장이 성장하고 정부의 지원도 늘어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공정할 때 진공 방식을 이용하지만 잉크젯 프린터처럼 프린트하는 공정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존의 실리콘 대신 산화물을 대체해 생산하는 방안이 연구 진행 중이다. 또 AM-OLED의 색상 중에서 빨강과 녹색에 비해 청색은 아직 개발이 미비하다고 한다.

이 교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산업화가 거의 이뤄져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 실제로 대학교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개발이 안 된 부분이 많아서 재료 공학이나 디스플레이 쪽 기술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일러스트 주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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