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접근하는 ‘행복 방법’
수학으로 접근하는 ‘행복 방법’
  • 유현지 기자
  • 승인 2009.09.06
  • 호수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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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록 교수의 「마음과 수학」 강의
안산배움터에서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교수는 누굴까. 자유게시판에 특이한 수업 방식의 교수
를 묻자 22개의 답변이 달렸다. 그 중 11명의 학생이 동일한 교수를 추천했다. 바로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교양 수업「마음과 수학」을 강의하는 임종록<과기대ㆍ응용수학과> 교수다.

그가 수업 중에 하는 말을 인용한 반응들에서 범상치 않은 그의 수업을 예상할 수 있는데 ‘사랑의 미적분’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 학생이 임 교수의 수업을 들은 뒤 감이 잘 안 잡힌다며 게시판에 조언을 구하자. 닉네임 ‘보석보다티파니’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지 마시고 마음으로 듣고 느끼시면 답이 나옵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마음’과 ‘수학’이 하나가 된 이 수업의 초점은 그의 전공인 수학보다도 마음에 맞춰져있다.

수학 분야 중에서도 해석학을 전공한 임 교수는 해석학을 기초로 행복의 원리를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해석학이란 수학적 개념인 ‘극한’을 넘어선 사물이나 사건의 근본을 파헤치는 학문이다. 모든 자연현상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해석학에서는 자연현상의 원인을 규명한다.

임 교수는 이 원리를 행복에도 적용했다. 행복을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하면 행복 또한 원인이 있다. 행복의 근원이 물질적인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그 무엇을 안다면 행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 질 수 있다. 그가 여러 성인들의 글을 읽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행복의 근원은 ‘마음’이었다. 결국 행복하려면 행복의 근원인 마음의 속성을 이해하고 마음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생각이다.

수학의 ‘무한’과 차원의 개념을 사용하면 마음에 대해 보다 근접한 이론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의 육체는 시공간에 종속되는 3차원적인 존재지만 마음은 시공간에 종속되지 않아 무한에 근접해있다. 이렇게 임 교수의 「마음과 수학」강의는 수학의 개념을 활용하여 시공간을 뛰어넘는 마음의 영역을 설명한다.  

마음의 주체가 되는 것은 마음을 통제할 수 있음을 뜻한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을 제어하는 첫 걸음이다. 임 교수가 자주 언급하는 ‘사띠’라는 단어가 이 첫 걸음을 의미하는 단어다. 사띠란 인도 고어로 ‘알아차림, 마음 챙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임 교수는 “수업시간에 평소 학생들이 생각해 보지 않은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내용을 다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열린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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