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보가 나아가야 할 길
한양대학보가 나아가야 할 길
  • 차진세 기자
  • 승인 2009.09.06
  • 호수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ㆍ교수ㆍ교직원이 평가하는 한양대학보

올해는 한양대학보에게 조금은 특별한 해다. 창간 50주년을 맞았을 뿐만 아니라 1300번째 신문을 발행하는 등 경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50년의 세월동안, 1299번의 신문이 발행되는 동안 한양대학보는 학내의 언론으로서 제 기능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한양대학보의 노력을 학교의 3주체인 교수, 학생, 교직원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양 배움터 곳곳에서 들어봤다.

교수 “언론으로서 제 기능 다 해야”

1300번째 한양대학보의 가치
전성우<언정대ㆍ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한양대학보가 ‘한대신문’이던 시절, 정기적으로 신문에 칼럼을 기고했다. 또 안산배움터 정보사회학과 학생들 중 기자 활동을 한 학생들이 많아 신문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었다.

전 교수는 “교수 직업 특성상 신문을 매주 꼼꼼히 읽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는 편”이라며 “한양대학보는 학내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1300호 발행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며 “대학 신문으로서 1300개의 신문을 발행한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에게 학내 문제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점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점
전 교수는 한양대학보가 1300호를 맞은 만큼 자만의 자세가 아닌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 교수는 특히 언론이 독자와 ‘소통’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요즘 들어 소통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어 식상해 보일지 몰라도, 언론에게 소통만큼 중요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독자들이 신문을 단순한 전달 매체가 아닌, 소통 매체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학보에 바라는 점
한양대학보가 학내 언론인만큼 ‘비판’의 기능을 잘 수행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학교 기관에 속한 신문으로서 완벽한 비판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학교의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 주저 없이 한양대학보를 펼쳐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 교수는 “단순히 학생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소모적인 비난과 폭로로 신문이 채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학생의 의견을 전달하고, 학교가 변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비판의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양대학보는 학교 신문이니만큼 우리학교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일조해야 한다. 각 주체의 의사소통이 경직된 학교가 아닌, 원활한 의견 피드백이 가능한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양대학보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한양대학보가 언론이라면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앞으로도 좋은 신문을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다시 한번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학생 “학생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이유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양대학보를 발간일을 기다려서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만큼 한양대학보는 고정 독자층이 없다는 것이 다수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이상완<공학대ㆍ정보경영공학과 04> 군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면이 그다지 없다”며 “1년 내내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최지은<언정대ㆍ정보사회학과 06> 양 또한 한양대학보가 학내 구성원에게 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최 양은 “학교 내부의 소식을 좀 더 전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학생들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하나의 원인 아닐까”라고 얘기했다.

그래도 흥미로운 신문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양대학보의 현 상태에 만족한다는 학생 또한 있었다. 장정용<공대ㆍ전기제어생체공학과 08> 군은 “학생들의 흥미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한양대학보가 꼭 그것에 무조건적으로 편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한양대학보에도 충분히 흥미를 갖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변화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그것이 몇몇 학생들이 주장하는 방식에 의존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온 유학생 주정<인문대ㆍ영어영문학과 06> 양 또한 한양대학보의 현재 상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학내 소식을 다른 학내 언론에 비해 심도 있게 다뤄주는 것과 학술면ㆍ사회면 등이 흥미로워 읽기 좋다”며 “외국인 학생도 한양대 학생인데 조금 소외되는 듯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학생들이 원하는 한양대학보의 지향점에는 한 가지 ‘흥미’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인터뷰한 학생들 모두 한양대학보가 그다지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특히 이 군은 “신문을 읽을 때면 한양대학보의 기자들이 ‘신문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틀에 너무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조금 딱딱한 측면을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 군은 “신문이 어디에 비치돼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한양대학보에 관심을 갖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며 “이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한양대학보는 원인을 분석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직원 “한양대학보만의 특별함을 담아야”
한양대학보, 다양하고 질 높은 정보 제공
많은 교직원은 교내 소식과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한양대학보를 접하고 있었다. 김명기<안산학술정보관ㆍ정보지원팀> 직원은 “한양대학보는 학내 언론으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학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될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한양대학보는 학교 소식을 전달하는 취재면 외에도 여러 면이 있다. 교직원들은 각종 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에 만족했다. 서영민<입학처ㆍ입학과> 계장은 “학술면에서 비전공자가 읽기에도 쉽게 이해 될 수 있는 이론과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보의 재미와 질을 같이 추구해야
지면 신문의 위기라 불리는 현실 속에 ‘한양대학보’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과 달리 학생들은 인터넷 뉴스와 방송 뉴스에 익숙하다. 학생들은 자극적이고 신속한 매체의 등장으로 신문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과거에는 학교 신문과 편지를 다른 학교 학생에게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에 김 직원은 “오히려 학교 신문의 질은 이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지만 학생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안타깝다”며 “학생들이 인쇄매체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학교 신문은 독자의 특성을 잘 고려해 기사를 작성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김 직원은 또 “요즘 학생들은 무겁고 진지한 주제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을 좋아한다”며 “학생과 직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기사도 필요하다”며 의견을 나타냈다.

한양대학보는 학생, 교직원, 교수 모두를 위한 신문이지만 그 모두를 포괄하진 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채수석<학생생활관 운영팀> 팀장은 “일방적인 의견만 반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기자의 눈으로 사안을 판단하되 학생과 교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양대학보이기에 볼 수 있는 것
한양대학보는 우리학교 학생기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학생기자이기에 쓸 수 있고 우리학교 학생이기에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많은 독자는 한양대학보이기에 볼 수 있는 기사를 기대한다.
학교 신문은 기성언론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매체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순수한 정보를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기웅<클린캠퍼스 운영팀> 팀장은 “일반 일간지에서 볼 수 없는 참신함과 특별함을 원한다”며 “학생기자이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것, 실험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한양대학보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사진 이유나ㆍ 안원경ㆍ차진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