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꿈꾼 사나이 진정한 선과 악을 말하다
복수를 꿈꾼 사나이 진정한 선과 악을 말하다
  • 권경하 수습기자
  • 승인 2009.08.30
  • 호수 12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야(原野) The Midnight Blues」

지난 8월 신문사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1일 중어중문학과의 원어연극 공연이 있으니 한 번 보러왔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제목은 「원야 The Midnight Blues」라고 했다. ‘원야’는 무엇이며 ‘우울한 분위기의 밤’이라는 부제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기자는 공연이 시작하기 전 한 시간정도 전에 도착해 학생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를 확인점검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몇 번씩 소품의 위치를 옮기고, 조명의 방향을 다시 맞춘 후에야 안심하는 모습들이었다. 관객입장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며 다 같이 구호를 외쳤다. “21대 연극대 파이팅, We're 2NE1” 그런 모습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간 공연을 준비해온 그들의 열정이 부러워졌다.

「원야」는 중국의 유명 희극작가 조우의 비극 3부작 중 하나로 주인공 ‘구호’가 아버지의 원한을 갚기 위해 감옥에서 탈출해 찾아간 원수의 집에서 첫사랑을 만나 벌어지는 사랑과 복수에 관한 이야기다. 올해 21회째를 맞는 중어중문학과의 이번 공연은 학계에서도 극에 대한 평가가 분분해 학생차원에서 새로이 해석했다. 또 주된 시간적 배경이 밤이라는 점을 감안해 ‘The Midnigt Blues'라는 부제로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6개월 전부터 중어중문학과 학생들은 ‘소통’이라는 기조 아래 1학년부터 4학년 학생들이 모두 모여 공연을 준비해왔다. 장희재<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2기> 씨를 위주로 연기연습이 이뤄졌고 교내 중국학생들에게도 발음교정을 받아가며 철저하게 대사를 점검했다. 예년과는 달리 방학 중에 공연을 했는데, 이는 2학기가 되면 중국의 청화대로 필수 어학연수를 떠나는 2학년 학생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위해서였다. 진정한 중어중문학과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연도 관객이 있어야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교내 행사로서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담겨졌다. 이번 공연의 기획을 맡은 성현모<인문대ㆍ중어중문학과 05> 군은 “사실 이전의 원어연극 공연이라고 하면 지인들만 몇 명 오는 수준에서 그쳤다”며 “항상 그 점이 아쉬웠기에 이번 공연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오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막물을 설치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고 다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동문 선배초청부터 여러 스폰서 섭외까지 타 대학 학생들에게도 많이 알리려 노력했다.

중간중간 작은 실수들이 보이기도 했지만 의연하게 대처해내는 모습들, 마지막 커튼콜 때까지 연극에 임했던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니 연극을 처음 볼 때와는 사뭇 다르게 그들이 멋있어 보였다.

처음엔 학생들이 만든 공연이라기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공연의 내용도 몰랐고 당일까지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었다. 그 점이 다소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다. 연극의 내용을 대자보에 한 줄 정도로라도 같이 적었더라면 관객들의 입장에선 공연 시작 전 나름의 상상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중어중문학과의 공연이 매년 각 학과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어연극공연 수준 향상의 발판이 되길 바라 본다.


사진제공 : 중어중문학과 21대 연극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