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향해 온 새터민 3인의 대학생활
유토피아 향해 온 새터민 3인의 대학생활
  • 취재부
  • 승인 2005.11.20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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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온 대학생들은 남한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남한 대학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남한에 온 지 5년이 지난 황보혁(고려대·경영학과 4)과 문태성(서강대·중문과 3), 3년 전 남한으로 온 주성일(연세대·정치외교학과 3)을 만나 그들의 캠퍼스 생활을 들어봤다.  - 편집자주


‘북한 탈출’ 계기가 있다면
배가 고파서다.

방과 후에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황보혁(이하 황): 방과 후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서 술도 마시고 게임도 한다.

남한 대학생들을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
주성일(이하 주): 북한에서는 군복무가 13년인데 여자들이 기다려준다. 그런데 남한에서 내 친구의 여자친구가 1개월 만에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북한 출신 학생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이 따로 있는가
문태성(이하 문): 무엇보다 취업이 잘 되기 때문에 보통은 경영학을 많이 선택한다.

대학 생활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문: 학업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결국 자신이 하기 나름이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주변 친구들과 교수님들에게 묻는다. 그래도 힘들었던 공부를 꼽자면 영어였다.

황: 대학에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새터민 대학생들의 진짜 어려움은 입학 이후부터이다. 어느 과를 막론하고 요즘 대학에 입학하는 새터민들의 수가 많은 것 같지만 졸업하여 나오는 수는 매우 적다. 다 적응을 못해서 그렇다. 우리처럼 일단 대학교 3,4학년이라는 것은 대학생활에 적응해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느 대학 4학년과 같은 고민이지만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불안감의 깊이는 더하다.무엇보다도 사회의 냉대가 남한 사회에서 생활하는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일 것 같다

황: 새터민 대학생들의 걱정이 취업과 장래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탈북자들을 몰아서 욕하고 미워하는 모습들, 이런 것들은 앞으로 자제해 줬으면 한다. 새터민 단체와 관련된 많은 홈페이지에 북한과 관련해서 혹은 탈북자들과 관련해서 나쁜 일들이 생기면 꼭 ‘우리 세금 받아서 먹고 살면서…’라는 식으로 탈북자를 비하하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한다.

주: 새터민은 새로 생긴 민족이다. 그만큼 생긴 것 빼고는 많은 것들이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극복하기 힘든 문화와 경제적 차이 뿐만 아니라 남한 사람들의 편견과 남한 정부의 미흡한 정책들도 새터민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힘들게 하는 요소이다. 최근 새터민들은 이러한 것들을 경험하고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현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터민들은 정부 혹은 사회단체에만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 생존 방안을 모색해 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 우리는 식량난을 탈피해서 이렇게 잘 살고 있지만 아직도 북한에서는 내 이웃과 친척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미국에 가서 북한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일 할 것이다.

이헌곤 실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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