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몸짓에 한국을 담아내다
예술적 몸짓에 한국을 담아내다
  • 박효은 수습기자
  • 승인 2009.07.24
  • 호수 12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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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을 통해 한양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이숙재<생체대ㆍ생활무용예술학과> 교수

자신의 분야에서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켜온 무용인 이숙재 교수를 만났다.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무용을 세계로 알릴뿐만 아니라 꾸준히 젊은 무용인을 양성 해온 그녀. 소녀같은 미소로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그 꿈을 하나하나씩 풀어놓는다. 한국 현대무용의 산 증인, 그녀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의미있는 큰 상을 받았어요”

사진 이유나 기자
이 교수는 지난 6월에 한국예술발전 협회로부터 제8회 한국예술발전상을 수상했다. 신념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예술가에게 주는 상이기에 그 권위는 더없이 높다.
“예술가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주장과 철학을 가지고 있겠지만 꿋꿋이 한 길을 간다는 대외적인 평가를 받은 것 같아 자랑스럽습니다”
무용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받아온 이 교수에게도 욕심이 나는 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단체나 개인에게 주는 상인 세종문화상이다.
“한글을 위해 남은 삶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만큼 한글에 대한 공로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상이 저에겐 더욱 값질 거 같습니다”
이 교수는 이미 지난 2003년에 한글 연구에 업적이 있는 사람에게만 준다는 외솔상을 받았다. 한글을 연구하는 사람 외에 예술가가 받은 것은 이 교수가 처음이었다.

“국제 무용 교류의 발판을 만들고 싶어요”
신약은 개발이 되고나서 임상실험을 거쳐야 비로소 세상에 출시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은 무용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무용에 있어 그런 실험적공간이 바로 소극장이다.
“춤 전용 소극장인 M극장을 세운지도 벌써 3년 정도 됐습니다. M극장은 아시아에서는 이미 인정받고 있는 한국무용이 세계적인 무대로 진출하는데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소극장에서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을 세계적 연출가들이 보고 기호에 따라 작품을 섭외해가기도 합니다”
M극장은 신인 무용수들에게는 꿈의 공간인 셈이다. 또한 M극장은 힙합, 비보이, 째즈춤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공연이 이뤄져 춤의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다.

“무용도 세월을 거치며 많이 변했죠”
“제가 무용을 처음 하던 때는 군국주의로 교련이나 체육이 획일화돼 체육에서 여자가 하는 것이 무용이라고 생각할 시대였습니다” 그녀가 무용을 시작할 즈음에는 무용과 같은 창의적 예술이 발전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매체가 다양해져 상호간의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대로 발전해, 그만큼 과거보다 무용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단다.
무용의 분야도 또한 넓어졌다. “무용학과를 나왔다고 해서 모두가 무용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용 안에서도 분장, 영상, 음악, 조명, 의상, 안무제작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고 있습니다. 그러니 대학에서 무용을 배우면서 자기 적성을 개발해 그 안에서도 분야를 구체화시켜야 합니다”

“우연이었는데 18년째 운명이 됐어요”
이 교수 이름으로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한글춤이다. 우선 한글이라는 소재부터 독특하다. 이 교수가 미국으로 유학중이던 당시 창작법 수업에서 전통적인 소재를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한글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매일 생활 속에서 쓰는 한글이 문화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어요. 한글은 의사소통을 위한 기호인줄로만 알았죠” 한글에 대해 무관심 했던 그녀는 그 계기로 한글에 대한 책을 읽으며 파고들었다고. 
처음 이 교수가 한글을 소재로 춤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때 주변에서 세종대왕의 업적을 훼손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1990년, 제1호 한글춤인 ‘홀소리 닿소리’공연을 첫 선을 보였을 당시 무용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렇게 이어진 한글에 대한 연구가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의 최초 무용계 CEO가 되고 싶어요”
“무용은 좋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그 소질과 재능이 있어야 하는 전문 분야예요. 무용가라면 돈을 버는 것보다는 사회에 자신의 재능을 기여하는 사람이 돼야합니다”
이 교수는 사회에 기여하는 재능있는 젊은 무용 예술가들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무용계에 CEO라는 개념이 없어요. 젊고 수준 높은 우리나라 무용가들을 적기적소에 발굴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내 세계화 시키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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