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사랑으로 자랑스러운 한양의 역사를 건축하다
70년 사랑으로 자랑스러운 한양의 역사를 건축하다
  • 박성환 기자
  • 승인 2009.05.31
  • 호수 1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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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마음으로 후학 양성하는 예술 건축가 유희준<공대·건축공학부> 명예교수

최서현 기자

그에게는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있다. 예술이 있다. 그 바탕에는 건축이 있다. 공학인을 떠올리면 보통 정형화 된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그는 서글서글한 눈매와 자상한 말투까지, 천상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유 교수는 기자가 아닌 후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커피 한 잔 하면서 인터뷰하자’며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건축역사, 最古를 最高로 만들어라
그에게 건축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오늘 인터뷰가 내 전공과 멀었으면 했는데 인터뷰가 딱딱해지겠네요(웃음)”라며 한탄 반, 웃음 반으로 첫 마디를 던진다.

“의식주를 영위하는 데 건축은 꼭 필요한 요소”라는 유 교수의 말에서 자신의 학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느껴진다.

“건축은 사람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의식주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기능적인 측면과 더불어 사회 전반적인 요소가 발전해야 좋은 건축이 될 수 있죠”

우리학교 건물은 좋은 건축의 조건을 갖추고 있느냐는 물음에 한양학원이 개교할 적 지어졌던 건물부터 하나씩 설명한다. 유 교수는 과거 우리 학교 건물을 회상하면서 건물들의 특징을 ‘물 흐르듯이’와 ‘자연스럽게’로 수차례 강조하며 표현했다.
 
“故 김연준 이사장님께서 총장재임시절 손수 건물의 위치를 정하셨죠. 그 분은 자연으로 하여금 인간이 순응하게 짓는 디자인을 추구하셨어요. 지금까지도 모든 건물들이 자연지형과 조화를 이루어 더 없이 ‘좋은 건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는  123개 건축과가 개설돼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역사가 가장 깊은 우리학교 건축학과이다. 유 교수는 한양대 건축학과가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많은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학교 건축학과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 성실하고 실력도 있다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 놓았어요. 그래서 ‘한양대 건축학과’하면 다른 학교보다 더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조성 됐죠”

그 역시 학교에 재학 당시 다른 여느 대학 보다도 좋은 건축학과로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선배들의 노력이 이어져 오면서 우리학교 건축학과는 여전히 ‘건축학의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문의 뿌리를 세워라. 후배들이여 꽃을 피워라
어떤 단체든지 소속감으로 뭉쳐진 집단은 발전하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우리학교 건축대학 동문의 힘은 막강하다. 약 1만 3천명의 거대한 숫자의 동문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그 동문들은 사회곳곳에 포진돼 있다. 특히 건축학과는 지난달 7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열어 건축과 동문으로서의 자부심을 세상에 드러냈다.

"우리 동문들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건축학과 동문이 약 100명이 될 정도이니 실로 대단하죠”

인터뷰에 답변 할 때 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애교심은 대단하다. 유 교수는 그 일환으로 넘치는 사랑과 열정을 후학들에게 물려주고, 조언하고 싶었다. 건축학과 출신 여럿이 모여 우리학교 건축학도를 위한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동문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멋있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불어넣기 위해서죠.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우리 선배가 할 일이죠”
 
우리학교 건축학과의 위상에 걸맞게 우리나라 3대 건축 단체장이 내년이면 모두 우리학교 동문이 위임받게 된다. 이는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한양인이 사회에 많이 배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문이 단체장이 될 때마다 우리는 특히 행동에 조심하게 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전체가 쌓아놓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요(웃음)”

양 배움터를 아우르는 한양의 미래를 설계하라
건축학자로서, 교수로서, 그리고 한양대학교 출신으로서 그의 바람은 많다. 여기서도 그는 ‘자연스럽게’를 강조하며 학교의 발전을 바란다. 현재 건축학과는 서울과 안산으로 나눠있지만 한양대 건축인에게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서울은 건축학부, 안산은 건축학과로 이름이 지어지면서 명칭이 통합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양대 건축대학동문회’를 열 때마다 ‘대’자를 빼기를 원했죠. 우리는 다 같은 식구잖아요(웃음). 같은 핏줄의 애기가 떨어져 나갔는데 부모심정이 오죽하겠어요. 그래서 현재 ‘한양대 건축동문회’로 명칭 변경 되고 캠퍼스를 망라한 통합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 고희를 맞은 한양대학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다. “멀리 보는 관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제 눈에 한양대학교의 1천 년 후가 보여요. 이번 70주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70주년을 기리려는 것은 과거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오늘의 좌표를 확인하고 백년, 천년을 향해 나아가기 과정이죠. 70주년 기념이 한양이 나아갈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길 바랍니다” 
 
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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