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그가 변절하고 말았다
황석영, 그가 변절하고 말았다
  • 심재환 기자
  • 승인 2009.05.24
  • 호수 1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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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으로 분류됐던 소설가 황석영 씨가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에서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던 황석영 씨는 지난 14일 한국 행 비행기 안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이며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북 관계로 볼 때 전향적으로 열려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큰 틀에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국과 프랑스도 마찬가지 였다”는 발언도 했다. 다시 말해 광주민주화사태를 폄하했으며 MB정부의 앞잡이 노릇을 자처하고 나섰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광주사태’ 비하한 것도 좌파 성향의 지식인들과 문인들은 변절이라며 황석영 씨를 공격했다. 우파도 “노벨상 타기위한 전략일 뿐”이라 말하고 있다. 황석영 씨는 귀국 직후 한겨레ㆍ경향 등의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민족주의 성향의 지식인이 변절했다. 권력의 맛이 그리도 달았던 것일까, 노벨상 수상의 욕심에 그만 눈이 멀어버린 것인가. 아니면 정말 현 정권에 대해 스스로 중도 실용정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정답은 황석영 본인만 알고 있겠지만 그 의도가 어찌 됐던 간에 국민들이 황석영이라는 사람에 대해 느끼고 있는 배신감은 작지만은 않다. 황석영 씨는 대선 바로 직전 ‘부패세력 집권 저지 비상시국회의 결성식’ 바로 ‘MB 집권 저지 시국 선언’을 이끈 장본인이다. 황석영 그가 누군가 대한민국에서 진보 소설가로 이름난 사람이다. 바로 그 사람이 대중을 등진 것이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렇듯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변절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황석영의 변절은 그의 글을 읽고 뜻을 함께 했던 이들을 내팽겨 친 것과 같다. 모름지기 작가란 자신의 본래 신념을 꺾어선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황석영은 이제껏 지켜왔던 또 대중들이 믿고 따르던 신념을 꺾어버렸다. 그는 지금 신념을 져버린 댓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언론의 보도가 잘못 됐다라는 말을 해도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가치관이나 신념이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황석영은 불과 2년만이다. 그의 나이 66세이다. 64년 동안 지켜왔던 신념을 2년 만에 바꿀 만큼이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이 옳은 것인가. 황석영 씨와 같은 지식인들의 변절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 살아갈 대학생들은 분명 황석영 씨의 지식인으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이 같은 변절을 비판해야 한다. 단순히 좌익 우익의 개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지식인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지식이라면 모든 권력에 대항해 대중이 추구하는 역사적 목표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석영은 이러한 지식인의 사명을 다 하지 못했다. 진정한 지식이라면 지배 계급의 헤게모니를 거부하고 대중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 시사IN에서는 황석영이 ‘혼절’했다고 표현했다. 하루빨리 혼절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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