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의 이유있는 반란
꼬리의 이유있는 반란
  • 안원경 기자
  • 승인 2009.05.24
  • 호수 1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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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의 등장으로 주목받는 롱테일
꼬리의 이유있는 반란
웹 2.0의 등장으로 주목받는 롱테일    
‘20%의 인기상품이 80%의 매출을 차지한다.’ ‘전체 부의 80%를 상위 20%가 차지한다.’라는 파레토의 20대 80의 법칙을 뒤집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부산업에서 비인기 상품의 매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음원 판매 업체 ‘랩소디’가 한 달 동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렙소디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원에 대한 수요가 있는 독특한 그래프가 나타났다. 통계학에서는 랩소디의 매출 그래프와 같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분포도의 꼬리  부분을 ‘롱테일’이라 이름 붙였다. 실제로 비인기곡들이 분포돼있는 롱테일 부분에서 램소디의 40%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제 사람들은 하위 80%로 길게 늘어진 꼬리의 가능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런 소비 형태는 디지털기술로 쌍방향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공간을 의미하는 Web 2.0의 등장과 물류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졌다. 이전까지 독자는 북 마스터에 의해 선별된 책만을 서점에서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공간적 제약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는 모든 책을 접할 수는 없었다. 생산자는 ‘효용’을 위해 잘 팔리는 20%만을 서점에 배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IT기술은 모든 책과 음악을 데이터로 전환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접근을 가능하게 했고, 제품의 배치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들면서 물리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게 했다. Web 2.0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서로의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가진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는 소비할 수 없었던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영리해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제품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야한다. 이처럼 소비자는 롱테일 법칙 안에서 더 많은 효용을 얻을 수 있다.
 또 롱테일 법칙은 기존 엘리트 중심의 20대 80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에 새로움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경제학 교양서「Web 2.0 경제학」의 저자 김국현은 “롱테일은 소수자의 대두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금까지는 사람들은 몸통에만 관심을 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긴 꼬리에도 관심과 시선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소수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극복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용규<경상대?경제학부>교수 역시 “롱테일 법칙에 나타나는 다양한 서적과 음악의 소비는 대중문화에만 몰려있던 소비자가 주변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구성원의 다양성 추구를 가능하게 해준다”며 롱테일 법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현재 웹 2.0을 거치면서 개인 간의 정보 교류는 활발해지고 있고, 책과 음악 같은 재화는 사람마다 다양한 기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롱테일 법칙은 지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G마켓이나 옥션에서 창업하는 일이 많아지는 현상 역시 롱테일 법칙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준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사업자는 더 다양하고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재화의 공급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한다”며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또 김 저자는 “비물질적 산업의 경우 웹과 IT에 의한 증폭의 힘에 의해 초기 시장 참여자도 매우 빠르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cocang4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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