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만난 사랑의 실천자
5월에 만난 사랑의 실천자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5.17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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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이 곳 저 곳 초록의 생명이 솟아오르는 5월의 신록과 눈이 부시도록 현란한 햇살이 세파에 무뎌진 가슴을 갑작스레 ‘이토록 아름다운 삶’을 만끽하고 있음을 느끼도록 헤집은 그날!

활짝 만개하였다가 이제 조금 숨을 가다듬고 형광의 주황, 분홍 등 각 종의 빨간색 천지로 만들어 버린 교내의 철쭉꽃들이 무심하게 지나쳐가는 내게 ‘세상은 열심히 살만한 곳’이라고 살며시, 그러나 엄중하게 속삭이던 그날!

우리 취업지원센터에서는 졸업한지 2년 내의 취업선배들을 초청하여 후배들에게 직업과 진로를 찾아주기 위한 정보를 알려주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선후배간 멘토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취업선배초청 홈커밍데이’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이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높이기 위해 법정휴일로 제정한 ‘근로자의 날’이다.

흔히 ‘메이데이’라 불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1886년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해 투쟁을 전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제적 기념일로 정해서 그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동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기념식과 함께 공로자에 대한 각종 훈장, 포장과 표창 등을 수여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관계로 그동안 쉬지 않았지만 올해는 그나마 진일보해 수업을 위한 필수인원만 근무하게 할 정도로 발전됐다.

어찌됐든 내가 그 휴일에 쉬지 못한다 해서, “이런 날이 아니면 언제 와서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겠느냐?”고 별다른 죄책감 없이 취업선배들에게 연락하여 ‘애교심’만 들먹였으니 참으로 미안하기 그지없다.

어떤 동문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여독을 풀기도 전에 찾아와 주었고, 또 어떤 이는 저기 먼 거제도에서부터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몇 해 전 우리 센터에서 몇 번 상담을 받았던 졸업생은 이제 혼자가 아닌 아내와 딸과 함께 찾아줘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저마다의 사정과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후배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로 주저없이 참여해 준 이들이 말로 한양의 건학 정신인 ‘사랑의 실천’의 표상이 아닐까?

황금 같은 휴일이었음에도 한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찾아와 준 동문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또한 이들과 같은 졸업생들의 학교와 후배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희생이 오늘의 한양을 만들었으리라. 그들의 도움을 받은 후배들은 졸업 후에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 우리 한양대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다.

잊을 수 없는 2009년 5월의 첫 날의 메이데이, 나는 그 날을 내 인생의 한 좌표로 영원히 기억하련다.
내년 5월의 첫 날, 메이데이에는 또 어떤 선배들이 찾아줄까! 그동안 조금이라도 보답은 할 수 있을까? 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떠나시면서 남겨주신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 라는 말씀이 뭉클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지난 70년간 5월의 생동하는 축복을 받은 우리 한양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자’로 성장한 졸업생들이 이 사회에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최기원<학생처ㆍ취업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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