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업의 청사진, ‘LED 식물공장’
미래 농업의 청사진, ‘LED 식물공장’
  • 손수정 기자
  • 승인 2009.03.22
  • 호수 1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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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에 따라 작물 질ㆍ성장 속도 조절
과일에 설탕을 안 넣어도 과일주스 보다 달콤하고 과일이 과자보다 저렴해질 수가 있을까. 식물공장에서 키운 과일에게는 가능한 일이다. 인공조명으로 당도와 꽃이 피는 시기, 성장속도까지 작물의 모든 생장활동을 조절한다. 홍성창<농촌진흥청> 박사는 “미래의 빌딩농장이나 지하식물 생산 공장 등의 미래농업의 형태에서는 인공조명이 필수적으로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듯 LED라는 새로운 조명을 만난 식물공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 친환경ㆍ경제성 둘 다 가진 욕심쟁이 식물공장은 ‘공장’이라는 단어로 볼 수 있듯이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개념이다. 주로 자연광이 아닌 인공조명을 이용해 작물의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재배 시스템을 말한다. 옛날에는 인공조명으로 형광등이나 백열등, 나트륨등의 전구를 광원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전구들은 전력소모량이 많고 전구 수명도 짧아 시설재배농가에서는 생산비가 증가되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대체광원으로서 LED(발광다이오드)광이 주목받고 있다. 손정익<서울대ㆍ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식물공장으로 식량난이 해결 된다 믿는 것은 식물공장을 제대로 모르고하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옥수수나 벼와 같은 주식작물들은 성장에 필요한 빛의 양이 많아야 한다. 하지만 식물공장의 인공조명은 오래 켜둘수록 경제적인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빛의 양이 적어도 성장할 수 있는 부식작물을 키운다. |때문에 식물공장 연구자들은 식물공장의 친환경적인 면과 경제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인공조명으로 작물을 키우면 품질이 일정한 작물을 수확할 수 있고 농약 없이 빛으로도 병충해를 없앨 수 있어 청청작물로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공장을 대규모로 운영할 경우 작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 많은 탄소를 필요로 한다. 이에 식물공장의 수가 많아질수록 탄소 흡수량이 많아져 전체적으로는 탄소배출권을 많이 획득할 수 있다. 이처럼 식물공장은 친환경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연구되고 있다. 0000000000000000 식물 성장 방아쇠, 빨강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 전국 시설재배농가의 87%가 백열등을 광원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신호등이나 전광판에 쓰였던 LED는 백열등보다 수명이 최대 30배가 길고 빛의 효율이 높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 홍 박사는 “현재 재배하는 잎들깨나 국화, 딸기 등의 재배면적이 약 909만 평이다. 이 면적에 백열등 대신 LED 광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탄소 배출을 14만 톤 감소시킬 수 있다. 이처럼 농업에서의 LED 이용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농업기술의 하나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은 프리즘을 통과시키면 여러 가지 빛으로 나뉜다. 식물 성장은 이 여러 파장(색상)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여러 파장이 동시에 식물에게 비출 경우 백색광이 돼 특정 빛을 집중적으로 받아야 하는 작물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기존의 백열등은 가시광선 범위에서 각 파장들이 혼합됐던 반면 LED는 좁은 파장영역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LED 식물공장의 인공조명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적색광은 광합성을 촉진하고 개화시기를 조절한다. 적색광보다 파장이 긴 초적색광은 당도를 높이는데 쓰인다. 적색광이 줄기 길이의 성장을 촉진한다면 청색광은 줄기 굵기의 성장 촉진에 쓰인다. 적색광과 청색광을 같이 식물에 비출 경우 이 두 파장이 서로 견제를 해 더욱 튼튼한 작물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 곰팡이나 해충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녹색과 황색광이 있다. 홍 박사는 “LED 식물공장에는 적색광과 초적색광과의 식물생장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중요하다”며 “적색광과 초적색광의 양에 따라 식물의 생존 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식물은 혼자 단독으로 자랄 때와 주위에 여러 경쟁식물들과 함께 자랄 때 성장속도가 다르다. 만약 나무 A의 주변 나무가 A보다 클 때 나무 A는 주위 나무들 때문에 그늘이 져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지 못하게 된다.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지 못하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므로 나무 A는 필사적으로 성장해 그늘에서 벗어나려 한다. 나무 A가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자신이 그늘에 있음을 인지한걸까. 식물의 감각기관 역할을 하는 광수용 색소 때문이다. 그늘에 있을 경우 초적색광이 가장 많이 나무 A에게 비춰지는데 나무 A는 광수용 색소를 통해 초적색광의 양이 일정량 보다 많게 됨을 감지하고 자신이 그늘 안에 있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를 이용해 작물의 성장시기를 조절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경쟁상태가 아니더라도 계속 초적색광을 쐐주면 작물은 계속 생존본능을 발휘해 성장속도를 빨리할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적색광까지 쐬면 참외의 경우 나무마다 맺힌 열매의 개수가 증가해 참외 생산량이 25%가 증가했다. 유재형<반도체물성연구소> 연구원은 “농업분야에 적용가능한 작물은 모두 25개 작물로 재배면적은 약 70만 평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약재에서부터 딸기나 상추같이 온실재배 가능한 채소류의 다양한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0000000000000000 아직까진 걸음마 단계 유 연구원은 “아직까지 충분한 데이터 수집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LED로 식물 재배하는 연구분야는 아직 태동기다”라고 말했다. LED 식물공장 사업은 정부와 시ㆍ도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청의 주관으로 지식경제부에서 지정된 ‘LED융합기술지원센터’가 LED 식물공장을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에는 서남권의 전북대 ‘반도체물성연구소’, 영남권에는 영남대에 수도권에는 수원 ‘농촌진흥청’ 세 곳이 설립 됐다. 이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현재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 등의 나라에 LED기술 특허를 신청했다. 내년부터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신청한 농가에 한해서 LED 조명을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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