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눈빛 속에 숨은 뜨거운 열정
날카로운 눈빛 속에 숨은 뜨거운 열정
  • 김규범 기자
  • 승인 2009.03.22
  • 호수 1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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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욱<예술학부·연극영화학과 09> 군을 만나다

   
 
   
 
 

영화「폭력서클」에서 매서운 눈초리로 “머리에 피 마르면 죽는거야. 그냥갈래 아니면 나랑 죽을래?”라고 외치던 불량 고등학생. 그를 다시 본건 영화「공공의 적1-1:강철중」에서였다.
다시 한 번 만난 그는 어김없이 눈이 사나운 불량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그 배우의 이름보다 눈빛이 더 궁금했다. 그러던 중 그가 우리 학교 새내기로 입학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인터뷰를 청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연제욱<예술학부·연극영화학과 09> 군은 너무나도 선한 눈빛을 가진 청년이었다.


강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 데뷔
그의 영화 첫 데뷔작인 「폭력서클」에서의 연기는 무서울 정도로 충격이었다. 특히 당구장에서 큐대로 군인들을 겨누면서 눈을 치켜뜨는 연기는 대단했다. 3년 전 작품이지만 아직까지 기억 속에서 그 장면이 잊히지 않을 정도니까.
“영화「폭력서클」의 흥행이 잘 안돼서 다행이었어요.(웃음) 아마 흥행했다면 그 장면을 본 군인들이 가만두지 않았을 거예요. 어머니도 시사회에서 그 영화를 보시고 ‘저건 내 아들이 아닌 것 같아’라고 하실 정도로 놀라셨을 정도니까요. ‘앞으로는 착한 역할 맡아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의 화려한 액션연기에서 보듯이 그의 원래 목표는 운동선수였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운동선수만을 목표로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18살 때 운동 중 부상을 입은 뒤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운동을 그만 두고 장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태껏 운동선수만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막막했죠. 그러다 생각하게 된게 중학교 때 KBS 개그맨 콘테스트에 참가한 거였어요.‘아 이거다’ 싶었죠. 얼마 뒤 드라마「반올림2」의 오디션에 참가한 게 연기의 시작이었어요. 오디션에 합격해 2개월간 공부를 한 뒤,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드라마「반올림2」로 데뷔할 당시 그의 나이는 18살. 연기를 시작하고 배우로 살아가기에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었지만 부모님께서는 우려나 걱정 대신 믿음을 주셨다.
“부모님께서 저의 선택을 믿어주셨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 했어요.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좋은 배우가 돼야죠”
사람들은 그를 보고 ‘제2의 류승범’이라 부른다. 영화배우 류승범처럼 개성 있는 연기력을 보고 내린 평가다. 이런 수식어가 어떠냐고 묻자 그는 수줍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한다.
“「폭력서클」이후 그런 평들을 받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사실 어릴 적부터 류승범 선배의 팬이었거든요. 드라마「화려한 시절」에서 처음 선배님을 봤는데 정말 충격이었죠. ‘세상에 저런 배우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존의 배우들과는 다른 무언가 있어요. 류승범 선배의 팬이었는데 ‘제2의 류승범’이라고 불러주시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시간이 흘러 후배 중에 ‘제2의 연제욱’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양대와의 인연
그와 우리학교의 인연은 깊다. 2005년에도 수시모집에 지원한 적이 있다고.
“한양대에 입학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원래 나이대로 대학에 입학하면 한양대 06학번이겠죠. 2005년에도 한양대 수시모집에 지원을 했었거든요. 수시모집 요강을 잘못 알아서 금요일이던 시험날짜를 토요일로 알았던 거예요. 그 당시 매니저가 ‘무슨 학교가 토요일에 시험을 보냐? 잘못 안거 아니냐?’라고 묻자 ‘아니다. 확실하다.’라고 당당하게 말했죠.(웃음) 시험 날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갔으니 떨어지는 게 당연했죠”
그렇게 한양대와의 인연이 끝난 줄 알았지만 선배를 통해 그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그 뒤「공공의 적1-1:강철중」에서 한양대 설경구 선배를 비롯해 많은 한양대 출신 선배들과 함께 일하게 됐어요. 촬영당시 설경구 선배로부터 한양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시 한 번 한양대에 대한 열정이 생기게 됐죠. 설경구 선배님께서는 한양대에 합격했단 소식을 듣고 축하해 주시더라고요”
그는 87년생이다. 뒤늦게 우리학교 연극영화과의 지원한 이유가 뭘까. “사실 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제대로 연기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연기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느꼈어요. 우리학교에 합격해 최형인 교수님 수업을 들어보니 ‘정말 오기를 잘했구나. 합격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배우게 됐고, 지금껏 혼자 해왔던 연기라는 것을 이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배워간다는 점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할 수 있는 일이 연기밖에 없어요
많은 새내기들이 3월에 겪는 어려움을 그도 역시 겪고 있었다. 동기보다 나이도 많고 밖에서 일을 하고 와서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다른 이들보다 더 힘들었다.
“새로배움터도 못가고 여러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첫 주는 많이 외로웠죠. 한 번은 수업시간에 강의실로 들어갔더니 나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이미 강의실에 앉아 있더라고요. 갑자기 소외감이 들면서 ‘이대로는 완벽한 아싸(아웃사이더)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로 연 군은 더욱 적극적으로 학과 생활에 참여했단다. 이제는 동기들과 학생식당에서 밥도 먹을 정도라고. “방금도 인터뷰한다니까 따라온다고 해서 말리느라 혼났어요(웃음)”
그는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매니저 없이 혼자 통학하고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인터뷰를 위해 예술학부에서 학생회관까지 학교를 누비는 동안에도 주위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연예인이라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혼자 지하철로 통학하고 학생식당에서 친구들과 밥도 먹어요. 아 맞다, 학생식당 음식 가격이 되게 저렴해서 놀랐어요. 닭곰탕이 2천원이라고 해서 제 귀를 의심했다니까요(웃음)”
그는 대학생활에서 가장 큰 목표가 열심히 배우는 것이란다. 실제로 전공 수강신청을 못해서 아쉽다고 털어 놓을 정도. “할 수 있는 일은 연기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아마 회사에 입사하면 이틀 만에 해고될 거에요.(웃음) 평생 할일이니까 충분히 기본을 쌓고 싶어요. 지금은 연극을 열심히 하고 내년에 수강할 영화학과 수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에요. 지금껏 현장에서는 배우만 해봤잖아요. 영화학과 수업을 수강하면 현장에 직접 나가면 다른 스텝들이나 작가의 일을 해보면서 그 분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더 유능한 배우가 될 수 있겠죠”
우리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잖아요
“우리 과는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어떤 분들은 삼수를 해서라도 오고 싶어 하고요. 실제로 정시모집 때 합격자 예비명단에 있는 분들이 교수님들한테 ‘어떻게 안 되나요’하며 연락을 할 정도니까요. 그만큼 우리 동기들 모두가 한양대를 원해서,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원해서 왔잖아요. 스스로 원했던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명성 있는 학과니까 그에 걸맞게 우리 모두 열심히 공부해요.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다들 포기 하지 말고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그래서 모두 훌륭한 배우, 작가, 연출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잖아요”
우리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중에는 유명한 사람이 많다. 연기자부터 연출자까지 그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이런 선배들의 명성이 부담될 법도 하지만 그는 쟁쟁한 선배들의 명성이 부담이 아닌 격려로 느껴진다고. “‘한양대 연극영화과’라는 타이틀은 부담이 아니라 격려에요. 우리학교의 명성을 믿은 만큼,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 열심히 배울 것이고 성장하겠습니다. 전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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