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열정 하나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열정 하나로”
  • 최서현 기자
  • 승인 2009.03.14
  • 호수 1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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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공학인 상’ 수상한 박재근<공대·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만나다

열정 하나로 쉰 살의 나이에도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공학인이 있다. 우리학교 학생들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가 누구보다 두텁고 실력보다 열정을 중요시하는 교수가 있다. 한국 공학 한림원에서 매년 수상하는 ‘젊은 공학인 상’을 받은 박재근<공대·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교수다. 세계 최초가 되겠다는 단단한 ‘열정’ 하나로 지금 자리에 선 박 교수를 만나봤다.


공학 분야의 두뇌, 첨단 기술 연구에 힘쓰다

사진 최서현 기자

‘젊은 공학인 상’은 공학인 중 사회적 기여를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공학계열 상이다. 박 교수는 이 상의 의미가 끊임없는 연구로 이를 사업화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연구인에게 격려이며 독려란다.
1999년도부터 한양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첨단 반도체 소재·소자 연구소’에서 사회적 업적을 일궈내 올해의 '젊은 공학인 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노트북에 쓰이는 DRAM 메모리와 USB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의 소재를 개발해 고품질의 메모리를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또 박 교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반도체 재료들을 더 높은 품질로 개발해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세계 최초의 것,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해 지금껏 달려왔고 또 그 목표를 실현한 것이다. 지금의 박 교수는 너무나 무궁무진한 실리콘 연구 분야에 푹 빠져있다.
“현재 ‘공학 분야의 두뇌’만 모여 있는 한국 공학 한림원 회원으로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리학교의 1280여명의 교수 중 10명만이 이에 소속돼있고 공학 발전을 위한 국가 정책을 제안합니다. 권위 있는 단체인 만큼 자부심도 있고 책임감도 갖고 있습니다”
 
적절한 ‘3박자’, 지금의 그를 만들다
우리학교는 공학 연구가 활발한 대학 중 하나다. 박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NT와 IT분야 외에도 BT 등의 연구 환경과 교수진의 수준이 높다. 그가 우리학교에서 왕성하게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공동연구가 가능한 학교의 환경 덕분이었다.
“한양대는 공동연구를 시작하기에도 어렵지 않고 첨단 융합기술에 대한 지원도 많아 연구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또 연구에 임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의 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제가 연구를 오랜 기간 편히 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에 상을 받도록 뒷받침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의 ‘실용학풍’ 또한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의 ‘첨단 반도체 소재·소자 연구소’를 거쳐 졸업한 제자들은 졸업 후에도 박 교수를 종종 찾아와 도움을 주고받는다. 박 교수는 학교의 연구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훌륭한 학생들의 도움 ‘3박자’가 적절히 어우러져 지금의 업적이 쌓아온 것이라고 말한다.

“경쟁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닙니다”
박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학인의 덕목은 ‘열정’이다. 공학 연구는 결과가 금방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박 교수는 집중해서 오래 연구하고, 이를 상용화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고쳐나가면 어느새 ‘세계 최고, 세계 최초’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경쟁은 머리가 아닌 열정과 끈기로 하는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열정과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성공은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만한 지식과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박 교수는 제자들에게 늘 ‘세계 최초’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구를 해나가라고 조언한다. 그는 재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일을 꾸준히 해나가면 언젠가 ‘최초’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만약 노력한 결과가 ‘세계 5위’라면 1위가 될 때까지 자신의 힘을 놓치지 말라는 것.

“연구도 사람도 ‘융합’이 중요”
그에게 연구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냐고 물으니 “나보다도 제자들이 많이 고생 했습니다”라고 주저 없이 답한다. 박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그래서 연구소의 대학원생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출근은 9시, 퇴근은 관여하지 않는다’라는 규칙을 만들었다. “말이 관여하지 않는다지, 실제로 밤샘 연구를 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고 청정실에 들어가야 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이 체질에 맞지 않는 학생들은 고생을 하기도 했죠”
박 교수의 제자들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번에 전문 학술잡지에 논문을 게재한 제자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에게서 스승으로서의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더 많은 학술 논문을 쓰라고 당부하고 싶단다. 연구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그가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는 만큼 그들도 박 교수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생일이든 스승의 날이든 연말이든. 제자들이 ‘박 교수 Family'까지 만들어 찾아 와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 친구들은 모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연구에 임해줬던 제자들이고, 지금도 훌륭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죠.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박 교수에게 ‘융합’은 단순히 A와 B를 ‘합’하는 것이 아니다. 깊이와 넓이가 본래의 것보다 향상된 C로 만들어내야 비로소 ‘융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연구 분야 외에 가깝거나, 혹은 먼 곳에 있는 모든 것에 열정을 갖고 마음과 귀를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비단 연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서로에게 ‘열정’적인 자세를 가질 때 적절한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그 순간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글·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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