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학생회비 납부, 이래도 되는가?
강제적 학생회비 납부, 이래도 되는가?
  • 심재환 기자
  • 승인 2009.03.08
  • 호수 12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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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09학번 새내기들이 우리학교에 입학했다. 새내기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학생회비를 안내도 되는지에 관해서다. 이런 질문에 몇몇 선배들은 안내도 된다고 답변하곤 한다.

얼마 전 학생회비 관련해 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새내기는 “학생회비 납부를 하지 않은 학생은 학생증을 줄 수 없다 그러더군요”라고 말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율납부로 운영되고 있는 학생회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학생증을 줄 수 없다니,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를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총학생회의 경우 학생회비를 학기로 나눠 받고 있다. 하지만 단대 학생회비의 경우 4년 치에 해당하는 학생회비를 한 번에 받는다. 때문에 신입생들 부모님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학생회비의 경우 각 단대 회장 개인 명의로 된 계좌에 입금되는 사실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분명 학생회비는 공금이 분명한데 그 공금을 관리하는 것은 개인이다. 아무리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주장해도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어떤 단체를 살펴봐도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공금을 관리하는 곳은 없다. 만약 그런 곳이 있다면 이는 스스로가 자금을 횡령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처사다. 작년 서울배움터 총학생회는 스폰서 비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총 사퇴했다.

현 학생회비 운영 시스템을 보면 단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횡령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학생회비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총학생회나 각 단대 학생회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모색해 봐야 한다. 이젠 학생회비 사용처를 공개하고 근거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생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있는 학생은 드물다. 또 학생회비의 사용 내역 공개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학생들은 학생회비 납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것일 수도 있다. 즉, 학생회비와 관련해 각 단대 학생회는 학생들과 소통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각 단대 학생회에서는 예·결산 공고에 대해 총학생회처럼 학생들에게 전학대회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와 대자보를 통해서 구체적인 사용내역까지 밝혀야 한다. 또 학생회비 고지서에 사용내역도 함께 첨부해야 한다. 사용내역 첨부는 총학생회 역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회장 개인 명의의 통장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 감사 제도나 학내 학생들로 이뤄진 감사단을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생회비를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반강제성을 띈 학생회비 징수 방법은 옳지 않다. 오히려 학생들 사이에서 학생회비 납부에 대해 반감만 키울 뿐이다.
그리고 학생회에서 학생회비의 운영을 투명하게 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로써 학생들이 학생회비 납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해야 한다. 이로써 학생회비는 투명하게 관리되고 학생들 역시 자연스럽게 학생회비를 납부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학생회가 신입생들의 학생증을 볼모로 학생회비를 강제로 걷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아니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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