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다르니 내용도 다르네
시각 다르니 내용도 다르네
  • 손수정 기자
  • 승인 2009.02.28
  • 호수 12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별 정권에 따라 달라진 교과서
국사 교과서는 시대가 변할 때마다  내용이 조금씩 혹은 새롭게 바뀌어왔다. 특히 근현대사에서는 내용이 많이 수정됐다. 박찬승<인문대ㆍ사학과> 교수는 “학계의 연구 결과 새로운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며 “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근현대사 부분의 국사 교과서 내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대별 교과서 내용차이가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일제시대 평가, 위안부에 대한 언급, 남북 분단 원인에 대한 시각,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평가이다.

본 기사에서는 1차부터 6차까지의 국정 국사 교과서와 현재 많은 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작년 3월 새롭게 출간된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의 내용차이를 비교분석 하였다.

먼저 친일 논란을 일으켰던 대안 교과서의 일제시대 서술부분을 분석한 결과, 일제시대 이후 긍정적인 평가가 서술돼 있었으나 친일 비판을 받을 정도로 주관적이지 않았다.

그 내용을 보면 “총독부는 인력과 물자의 이동을 활성화하고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교통 통신망을 대거 확충했다. 이같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은 식민지 한국에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활성화하였다”고 서술했다.
반면 금성교과서는 일제의 혹독한 식민지 배체제와 수탈과정을 대안교과서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군 위안부에 대한 입장은 의견일치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위안부에 대한 언급은 노태우 정권까지 나오지 않았다. 김영삼 정권에 와서야 1종 교과서에 ‘정신대’를 언급했다.

김대중 정권 때 만들어진 금성 교과서는 정신대와 위안부 사실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했다. 그러나 대안교과서에서는 위안부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위안부를 해외취업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남북 분단은 자의가 아니였다’는 입장은 모든 교과서에 있으나 ‘소련의 사주로 이뤄졌다’는 평가는 박정희 정권시대의 3차 교육과정까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인 4차 교육과정에서부터는 ‘미ㆍ소간의 미묘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원인’이라고 제시했다.

이승만 정권의 검정교과서는 “소련군은 한국의 독립보다도 자신들의 세력 밑에 넣을 수 있는 공산 국가로 만들기 위한 정책이었다”로 서술한 것처럼 소련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대안교과서는 “미국이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자고 소련에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한반도 전체가 소련군의 점령하에 들어갔을 것이다. 38도선은 자유, 인권의 인류 보편의 가치가 미국 군을 따라 한반도에 상륙한 선이었던 것이다”로 서술해 분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승만 정권을 평가하는 부분의 금성교과서와 대안교과서는 입장이 상반된다. 금성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을 “부패척결이나 친일파 청산 등 민중의 요구를 들어주기 보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데 힘쓴,  실패한 독재자”로 서술했다.

반면 대안교과서는 “이승만 대통령을 위시한 우파 집권세력은 좌파 공산주의자들이 끊임없이 체제를 위협하고있는 상황에서 친일파 청산보다 내부 단결과 반공 타도가 더 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서술하며 이승만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했다.

대한민국을 수립한 건국자로서의 평가와 그가 세운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평가없이 부정적인  측면만을 교과서가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금성교과서는 박정희 정권 하에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민족자립과 경제 발전의 실현도 좌절된 채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외국자본의 무분별한 침투를 불러일으켜 종속 경제를 야기했다고 봤다.
하지만 대안교과서는 박정희 시대에 이르러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의 바탕에서 한국이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  “세계경제의 통합과 자유무역의 확산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구해 온 한국경제에 전반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였다”고 서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